최경환 “‘최씨 아저씨’라며 욕도 먹었지만…빚만 늘렸다는 것은 억울”

입력 2015-12-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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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광화문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4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퇴임을 앞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기재부 출입 기자들과 만나 “최씨 아저씨라며 여러 욕을 먹었지만,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경제가 나아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을 성토하며 대학가에 붙여진 ‘최씨 아저씨 대자보’ 등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의 송년 다과회에서 취임 후 첫 일성으로 ‘구조개혁’을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역대 부총리 중 구조개혁 안 하면 안 된다고 몰랐던 사람이 어딨겠나”며 “정권 중반기에 무모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노동개혁 입법이 되면 많은 개혁 성과가 시간을 두고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처음 경제부총리로 지명됐다는 소식을 듣었을 때 “암담했다”고 떠올렸다. 세월호 사고로 경제는 멈춰있고 여러 경제주체들이 자신감을 잃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고, 이미 5년차 초입에 진입했을 지 모른다는 절박함 속에서 하루도 위기의식을 가져보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청년들이 이제 취직되기 시작했다는 말“이라며 “그 말을 듣고 퇴임하고 싶었지만 속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저금리 기조로 부채가 늘었다는 지적에 대해 억울함을 드러냈다.

최 부총리는 “돈을 많이 풀어서 경제 각 분야에 수요가 늘어 경제를 살리고자 하기 위함인데, 풀린 돈이 생산적인 데 쓰이고 있느냐는 평가나 비판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경제 주체들이 대출을 받아 자산을 늘린 것에 대해 문제삼는 것은 맞지않다.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부채가 줄어드는데 금리를 올리라고 하는 게 맞나”고 토로했다.

그는 구조개혁은 하지 않고 빚잔치만 했다는 지적도 사실이 왜곡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취임 후 국가부채와 관련돼 확장적 재정정책을 편 것은 총 16조원 정도인데, 어떤 부총리로 오더라도 그 정도 재정 정책은 할 수 밖에 없는 경제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최 부총리는 “확장적 재정 지출 성과를 보면 (부총리) 취임 이후 성장 기여도 대부분이 정부 재정 측면에서 기여한 것”이라며 “매 분기마다 0.5%~0.8% 정도 재정이 기여해 온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올해가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다고 했다. 긍정적 신호로 봤던 저유가는 수출 등에서 대외 환경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내수가 심한 타격을 입는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버텨왔고 나름 의미있는 성과를 나타낸 한 해라고 평했다.

세계경기 부진에도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 주요국 중 세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시현한 것도 성과로 꼽았다. 수출도 글로벌 교역부진, 유가하락 등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것이다.

후임으로 내정된 유일호 경제부총리 내정자에 대해 최 부총리는 “(유일호 내정자가) 평소에 경제만 하고 사신 분이기 때문에 전문성 입각해서 잘 판단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특별히 주문한 것은 없다”며 “현재 경제 상황을 보는 눈은 큰 틀에서 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경제정책방향은 나의 개인 생각을 담아낸 게 아니라 정부의 목표가 담겨 있다”며 “그런 부분을 (유 내정자가) 조화롭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회로 돌아가도 격랑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퇴임 후 일정에 대해 최 부총리는 “당에서도 나름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만두면 며칠만이라도 좀 쉬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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