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29일 교통사고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거물급 인사들의 면면에 새삼 시선이 쏠리면서 다양한 관측도 이어진다.
북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대표적 인사는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다.
김 전 비서는 69세이던 2003년 6월 16일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다가 같은 해 10월 사망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김 전 비서는 김정일의 황북 봉산군 은정리 염소종축장 시찰을 수행했다가 복귀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뇌수술을 받았지만 4개월여 만에 숨졌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강원도당 책임비서였던 리철봉도 2009년 12월 25일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는 정무원 사회안전부 부장에 이어 도시경영부 부장, 내각 철도성 정치국장을 거친 후 2006년
10월 강원도 당위원회 책임비서에 올랐던 사람이다.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2010년 6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사망 당시 80세로 '후계자'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북한 거물급 인사들의 교통사고를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이 이어진다. 이른바 비밀파티 문화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비밀리에 치러지는 북한 고위층의 파티에는 제한된 인원과 등록된 차량만 입장이 가능하다. 고위층들은 운전기사를 대동하지 않은 채 직접 운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들은 도로 사정과 교통신호 체계가 부실한 북한에서 음주 운전은 치명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탈북자들은 전하고 있다.
김양건에 대해서도 일각에선 교통사고를 가장한 살해됐을 가능성이나 권력 암투의 희생물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군부나 정적 등이 사고를 위장해 계획적인 제거에 나섰다는 의혹이 이어진다.
반면 정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북한내 추모 분위기를 고려할 때 교통사고는 위장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