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협의 이혼도 쉽지 않아…재산분할시 기업 지분 넘어갈 수도

입력 2015-12-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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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최태원(55) SK그룹 회장과 노소영(54)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혼 여부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밝힌 가운데 향후 법적 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이혼의사를, 노 관장은 이혼불가를 밝힌 상태다.

일단 최 회장에게 불륜 책임이 있는만큼 노 관장이 이혼불가 의사를 고수한다면 법적인 이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재판상 이혼이 진행된다면 재산분할 과정에서 기업 지배구조에 변동이 생길 수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일방적 이혼 사실상 힘들어… 협의 이혼도 '험난' = 대법원 판례를 보면 현 상황에서 최 회장의 이혼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혼인관계를 망가트린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에게 이혼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최근에도 혼외자를 두고 30년간 별거 상태에 있는 남성이 이혼소송을 내 3심까지 갔지만 대법원은 "외도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노 관장이 마음을 돌려 협의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과정은 평탄하지 않다. 협의 이혼을 하려면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직접 법원에 출석해 이혼의사를 밝혀야 하고, 3개월 간의 숙려기간도 거쳐야 한다. 이미 이혼 선언을 한 최 회장 측으로는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되는 대목이다.

◇'이재용-임세령 사례' 조정이혼 택할 가능성도 =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조정 이혼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법원의 조정을 거친다면 대리인만 법정에 나서도 되고, 조정 성립과 동시에 이혼의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합의 과정을 일반에 노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조정이 가능할 정도로 재산문제 등에 관한 세부사항을 조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2009년에는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전무와 부인 임세령 씨가 조정을 통해 이혼한 사례가 있다.

◇재판 이혼 시 위자료보다 재산분할 관건…기업 지분 노 관장 가져갈까 = 이혼 협의나 조정이 틀어진다면 재판상 이혼을 진행해야 한다. 이 경우 지급액에 한계가 있는 위자료보다는 재산분할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 관장이 두 사람의 결혼 이후 SK그룹이 성장했다는 점을 입증한다면 그룹 지분의 상당부분을 가져갈 수도 있다. SK그룹의 전신인 선경그룹은 1991년 선경텔레콤을 설립했다. 노태우 정부는 이 무렵 한국이동통신 민영화를 추진했고, 선경그룹은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뒤 1위 통신사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서울지역의 한 판사는 "사업지분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므로 재산형성 기여도만 입증하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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