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중국 실패 딛고 베트남으로 “경영능력 검증… 그룹의 글로벌 운명 좌우”

입력 2015-12-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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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실패 후 4년만에 해외 진출 시동… 라이벌 롯데와의 승부도 불가피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중국 이마트 사업 실패를 뒤로하고, 베트남에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 베트남 진출은 중국에 마지막으로 매장을 연지 4년만이다. 해외사업의 재가동인 셈이자 중국 실패를 만회하고, 경영능력을 검증받기 위한 '정용진의 프로젝트'인 것이다. 더불어 실패로 결론이 난 중국을 뒤로하면, 신세계그룹의 유일한 해외사업이이기도 하다.

이마트는 28일 베트남 1호점인 호찌민 고밥점을 열었다. 지난 2011년 1월 중국 광띠엔점을 연 이후 4년 만에 내는 해외 점포다. 매장은 2개층, 총 1만560㎡ (3200평) 규모로 철저하게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매장을 선보였다.

중국 사업 실패 이후 그동안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해 온 이마트로선 베트남은 성공 여부에 따라 라오스·인도네시아·미얀마 등으로 진출할 지를 실험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중국 상하이에 첫 매장을 연 이후 27개까지 점포를 불렸지만 계속되는 적자로 2010년 말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수모를 겪었다. 현재는 8개가량 남은 상태다. 이마트의 중국 진출 실패는 단순히 사업 실패를 넘어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도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다.

이에 따라 베트남 진출이 정 부회장에게 의미가 남다른 만큼 "더 이상의 실패는 없다"는 그의 각오 또한 대단하다. 베트남 1호점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따라 인력부터 상품까지 베트남인들에게 최적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매장 곳곳에 반영했다.

300명 가량의 점포 인력 중 점포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점장을 비롯해 직원의 95% 이상을 현지인들로 구성했으며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베트남 대학생 4명도 정직원으로 채용해 현장에 배치했다. 또 오토바이 이용률이 80%가 넘는 점을 감안해 오토바이 1500대, 자동차 15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역 최대 규모의 주차장을 마련, 고객 유입을 극대화했다.

아울러 전문 푸드홀과 키즈 스포츠 클럽, 잉글리시 클럽 등 현지 유통업계 최초의 테마형 편의시설을 구성했으며 베트남인들이 선호하는 한국 상품과 이마트가 직접 소싱한 해외우수상품으로 구성된 한국 상품관을 운영하며 이마트 피자, 데이즈, 노브랜드 등 이마트 PL(자체상표)도 선보인다.

한편, 정 부회장은 국내 유통 라이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베트남에서도 경쟁을 펼치게 됐다. 베트남은 롯데마트가 이미 11개 점포를 내며 주도권을 장악한 시장이다. 특히 이마트가 베트남 1호점포 를 낸 고밥은 반경 10km 이내에 롯데마트 점포가 3개나 위치해 있다.

▲이마트 베트남 1호점 고밥점 전경.(사진제공=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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