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삼성물산 500만 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삼성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뜻에 따라 삼성SDI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 500만주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공정위는 27일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500만주(2.6%)를 내년 3월 1일까지 처분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삼성SDI가 가진 삼성물산의 지분 4.7% 중 절반을 넘는 규모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이 통합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단기간에 시장에 내놓으면 주가 폭락을 맞닥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지분에 대한 시가총액은 지난 24일 종가 14만5500원 기준 7275억원의 대규모로 시장에 쏟아지면 단기적 수급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역시 해당 지분을 시장에 매각한다면 주가 급락과 소액주주의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공정위에 매각 기한 연장을 요청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법적 처분기한은 내년 3월 1일로 삼성에 주어진 시간은 두 달 남짓이다.

시장의 부담을 줄이고자 삼성이 고려할 방안은 시간 외 주식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이다. 그러나 블록딜이 성사되더라도 지분을 손에 넣은 기관이 매각 절차에 돌입하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500만주를 시장에 내놓으면 직접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블록딜이라고 해서 주가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블록딜 후 기관이 매각해 버리는 경우의 수도 존재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주가 부담 요인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고려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은 블록딜 대신 ‘백기사’를 찾는 것이다. 우호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KCC에 지분을 매각하거나 백기사가 될 제삼자에게 매각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앞서 KCC는 엘리엇이 삼성물산 합병을 공격하던 지난 6월 6742억원을 투입해 삼성물산 자사주 899만주를 매입해 백기사로 활약했다.

일부는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고 일부는 우호세력에 넘기는 방안도 주가 급락을 피할 수 있는 고려 대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