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한국이 불참하면 TPP 발효 후 10년간 부품소재 수출에서 약 15조5000억원(132억6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TPP 체결에 따른 한국 부품소재산업의 무역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 완전 철폐 시 TPP 발효 후 10년간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가장 높은 우리나라 부품소재산업의 대(對)미 부가가치 수출은 113억 달러 감소가 예상된다. 또 대일 부가가치 수출은 19억6000만 달러 줄어들 것으로 보여 총 132억6000만 달러의 수출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러한 수출손실액은 부품소재산업 TPP 역내 수출액 중 17.9%에 해당하는 규모다.
발효 후 10년간 한국의 대미 총부가가치 수출손실액을 산업별로 보면 수송기계가 43억7000만 달러로 가장 크다. 그 다음으로는 철강 19억1000만 달러, 화학 17억1000만 달러, 전자 14억5000만 달러, 기계와 전기가 각각 7억1000만 달러, 섬유 4억4000만 달러 등의 순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대일 부가가치 수출손실액은 화학 11억5000만 달러, 섬유 4억2000만 달러, 철강 3억9000만 달러, 전자 4800만 달러, 전기 2400만 달러로 분석됐다.
특히 한국기업의 베트남 현지생산법인을 활용하는 TPP 역내수출은 연간 6억2000만 달러 감소하고 멕시코 현지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하는 TPP 역내수출은 연간 2억9000만 달러가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2008년 이후 섬유, 화학, 기계, 전기, 전자, 자동차부품 수출의 글로벌 가치사슬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TPP 체결로 형성되는 아-태지역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리 기업이 배제되면 부품소재산업의 직ㆍ간접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록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 이미 FTA를 체결했으나 복잡한 원산지 규정을 적용하는 한국 기업은 통일된 하나의 완전 누적 원산지 규정을 공통 적용하는 TPP 체결국 기업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