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새주인 유력…박현주 승부수 던진 까닭은?

입력 2015-12-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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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자기자본 활용능력 업계 최대, 미래에셋, 한국형 초대형 IB 도약 발돋움

‘증권맨의 신화’ ‘펀드 대통령’으로 불리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사실상 대우증권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과감한 베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우증권 인수전에 성공하면 미래에셋은 국내 1위 증권사이자 ‘한국형 초대형IB’의 타이틀을 거머쥐어 아시아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일 진행된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매각 본입찰에서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높은 인수 가격을 제출해 사실상 우선협상자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전에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등 총 네 곳의 인수 후보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장부 가격 대비 30% 이상 높은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일 대우증권 주가(1만1000원)보다 약 60%, 장부 가격(1조8400억원)보다 30% 이상 각각 높은 수준이다. KB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도 2조원이 넘는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품에 안으면 명실공히 자기자본 8조원을 웃도는 한국형 초대형 IB로 발돋움한다. 박 회장은 창업 18년 만에 1위 증권사로 성장시키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의 잇단 인수합병(M&A) 딜들을 성사시킨 박 회장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과 인수 대상에 대한 명확한 투자 판단 등이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배경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박 회장의 과감한 베팅은 대우증권의 자기자본 활용 능력을 높게 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를 발판으로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4000억원 규모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오는 2016년 신NCR(영업용순자본비율) 적용에 따른 투자여력 확대와 기업금융 강화 등 우호적인 정부 정책도 자기자본이 상대적으로 큰 대우증권에 향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주가 하락이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4분기부터 본격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고, 이를 미래에셋 입장에서도 눈여겨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 역시 “박 회장이 평소 지향하던 ‘아시아 최고 IB’의 꿈을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실현할 수 있을지 업계 안팎에서도 기대가 높다”며 “실제 자기자본이 10조원이 돼야 해외에 나가서 아시아 플레이어들과 겨룰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대우증권의 새 주인이 사실상 미래에셋으로 굳어지면서 경쟁자였던 KB금융그룹과 한국투자증권은 허탈한 표정이다. KB금융그룹의 경우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인사에서 이번 인수전 불발에 따른 직간접적 영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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