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ㆍ배임 혐의 징역 2년6월, 경영복귀 ‘깜깜’… CJ “경영공백 장기화 부작용 우려”
횡령과 배임 등 기업 비리혐의로 기소된 이재현(사진ㆍ55) 회장이 결국 실형을 면치 못해 당분간 경영 일선 복귀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가 되는 지주회사 CJ㈜와 그룹의 모체와 같은 CJ제일제당의 등기이사 자리를 내려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비공식 직함인 그룹 회장직만 유지할 뿐, 공식 직위는 모두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12부는 15일 수백억원대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회장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이여서 최종적인 법률 판단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측은 횡령과 배임 등 같은 혐의의 대기업 총수들이 집행유예를 받은 상황에서 이 회장만이 실형이 선고돼 아쉬움이 크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회장은 실형 선고로 당분간 경영 복귀는 장담할 수 없다. 입원과 재판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이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난 상태다. 이 회장의 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사내 등기이사 임기가 작년말로 끝났지만 지난 3월 두 회사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현재 이 회장은 CJ 계열사 가운데 지주회사 CJ㈜와 그룹의 모체인 CJ제일제당 단 두 곳에서만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실형 선고로 두 상장사의 등기 이사직마저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의 두 회사 등기 이사직 임기 만료일은 2016년 3월 주총 시점까지다. 아직 재상고 절차가 남아있지만 등기이사 재선임은 어려울 것이란 게 그룹 내부 판단이다.
한편 집행유예를 기대하며 인사, 해외 사업 투자 등 그룹의 모든 현안을 이 회장의 복귀에 초점을 맞췄던 CJ그룹은 난처하기만 하다. 성장이 멈춘 채로 2년 이상을 더 버텨야 한다는 우려가 그룹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CJ그룹은 비상경영체제를 계속 가동할 계획이다. CJ그룹은 2013년 말부터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을 중심으로 한 그룹 비상경영위원회와 주요 계열사 전략기획책임자들로 구성된 전략기획협의체 등을 통해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수형생활이 불가능한 건강상태임에도 실형이 선고돼 참담하다”면서 “이 회장의 공백이 길수록 경영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어, 경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모든 대안을 강구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