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에 편입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투자자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SDR 편입이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부정적 작용과 증국 자금이 활발히 유입되는 긍정적 작용이 함께 나타날 것으로 판단했다.
IMF는 30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의 IMF 본부에서 집행이사회를 열어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을 결정했다고 공식으로 발표했다.
IMF는 위안화의 실제 SDR 편입 시행을 내년 10월 1일로 예고해 위안화 자금 수요 확대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SDR 규모 자체가 전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는 점도 이번 결정의 파급력이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뒷받침한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DR 총 발행량은 지난해 말 기준 1409억달러에 불과해 약 11조달러로 추정되는 전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초반”이라며 “SDR은 실물거래에 사용되는 통화라기보다는 개념상의 가상화폐이므로 위안화 편입으로 당장 큰 변화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금융시장 개방이 탄력을 받으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한국 자본시장의 투자자금은 이탈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결정으로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증시 편입이 확실해지면서 MSCI 추종 자금이 적게는 200억달러, 많게는 2000억 달러 수준까지 유입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은 적어도 40억달러(5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 자금이 국내 증시에 지난 2년간 매년 2조원 정도 순유입된 효과가 사실상 퇴색하는 결과를 낳는다.
김진명 연구원은 “위안화가 국제화되면서 위안화와 원화의 관계는 한쪽의 수요가 증가하면 다른 쪽의 수요가 감소하는 대체재적 관계로 변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직접 투자 수요가 늘어나 국내 자금 유입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왕서방(중국 자본)들의 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활발히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해석도 존재한다.
윤창용 연구원은 “외국인의 한국 채권 보유액에서 중국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17%까지 늘어났고, 외국인의 한국 주식 보유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3%까지 상승한 가운데 중국의 한국 금융시장 진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서 중국과의 무역·금융 결제 시 거래비용이 줄어들고, 중국의 소비 중심 내수가 팽창하면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 수혜가 커질 것이란 점도 호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