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후폭풍] 롯데그룹, 비상대책 논의… “임대차파기ㆍ코엑스점 이전 등 논의”

입력 2015-11-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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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저녁 임원진 모여 회의… 3000억 들여 새단장한 잠실점 활용ㆍ직원들 고용 논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만 93번째 생일(한국나이 94세)인 15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롯데그룹이 16일 저녁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사업권을 빼앗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잠실점)의 면세점 공간 활용 및 직원 고용 등에 대해 논의한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후 7시 롯데월드타워 14층에서 롯데물산과 롯데면세점 운영사인 호텔롯데 등 7개 관련 계열사 임원진이 모여 면세점 특허권 갱신 실패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물산과 호텔롯데는 지난해 롯데면세점 잠실점을 월드타워 에비뉴엘동 7~8층으로 이전해 운영해 왔다. 에비뉴엘동 7∼8층에 들인 돈만 3000억원 정도다. 면세점 잠실점을 월드타워로 이전할 당시 '집주인' 롯데물산은 면세점을 운영하는 '세입자' 호텔롯데와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한은 20년이었다.

기존에 10년마다 자동 갱신됐던 면세점 특허가 관세법 개정으로 5년마다 다시 심사를 받아 획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지만 35년간 면세점을 운영해 온 롯데가 시내 면세점 매출 3위인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빼앗길 것으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데서 비롯된 계약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외관.(사진제공=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총면적 1만990㎡ 규모로 국내 시내 면세점 가운데 최대이고 세계에서는 3번째로 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월드타워점에 5년간 1조2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고 입점 브랜드를 다양화해 2020년에는 1조5000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등 10년 안에 월드타워점을 단일 매장 기준 세계 1위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지난 14일 관세청이 발표한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고배를 들면서 월드타워점은 기존 특허가 끝나는 올해 12월 31일로부터 길어야 6개월 안에 문을 닫아야 한다.

20년 기한으로 체결한 임대차계약, 면세점 공간 활용 방안, 월드타워점 소속 직원들의 고용 등 과제가 산적한 실정이다.

월드타워점에는 롯데 소속으로 일하는 정규직 직원, 입점 브랜드 직원 등 1300여명이 근무를 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5일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면세점 고용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승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일을 진행할 의사를 내비쳤다. 이를 근거로 추측할 때 롯데 정규직 직원들은 월드타워점에서 다른 그룹 계열사로의 이동이 향후 6개월 동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월드타워점 직원들을 소공점과 코엑스점에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소공점과 코엑스점의 매장 확장이 필수다. 매장을 늘리려면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상담센터 직원, 매장 입점브랜드에서 고용한 계약직 직원들은 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두산과의 협의를 통해 고용승계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입점 브랜드의 종류와 숫자가 다르고 용역 업체와의 계약 조건 역시 다르기 때문에 100% 승계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임대차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과 2017년 특허가 끝나는 코엑스점을 월드타워로 이전하는 방안 등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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