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열흘 앞두고 대형 유통업계 실적 부진…프랑스 파리 테러 변수로 작용해
세계 최대 쇼핑 대목이라는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 금요일)’를 앞두고 글로벌 유통업계에 수심이 가득하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열흘 앞둔 상황에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는 등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프랑스 파리 테러라는 변수까지 생겼다. 이에 올해 ‘블랙프라이데이’가 ‘블리크프라이데이(Bleak Friday, 우울한 금요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가 보도했다.
갭과 메이시, 노드스트롬, 포실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난주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 백화점 체인 JC페니는 판매가 증가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수익성은 좋지 않다. 콜스 만이 유일하게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콜스의 주가도 지난 13일 6.4% 급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매판매 부진으로 유통업계 전망이 암울해졌기 때문.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이는 시장 전망인 0.3% 증가를 벗어난 것이다.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고 블랙프라이데이도 다가오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 불안에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것을 꺼린 탓이다.
월마트와 타깃, 베스트바이 등 블랙프라이데이 수혜 종목으로 꼽히는 메이저 유통업체들이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지만 이들 업체의 전망도 밝지 않다. 월마트는 이미 올해 판매가 둔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타깃은 이달 초 13개 매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베스트바이는 온라인 쇼핑업체와의 경쟁 격화 속에 여전히 구조조정의 한 가운데에 있다. 전문가들은 세 업체의 최근 분기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거나 보합세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싱글데이, 11월 11일)에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은 912억 위안(약 16조5000억원)이라는 판매 신기록으로 대박을 터뜨렸지만 이 기세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소매전문 리서치업체 컨루미노가 최근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5%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지출을 작년보다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24%였다. 18%만이 ‘작년보다 더 많이 쓸 것’이라고 밝혔고 13%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쇼핑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