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트윈스와 연봉 협상을 앞둔 박병호(29ㆍ넥센 히어로즈)의 포지션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0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가 박병호와 독점교섭권을 얻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7일부터 시작된 1285만 달러(약 148억원) 포스팅 입찰의 주인공은 미네소타 트윈스로 밝혀졌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지난 시즌 83승79패로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2위에 올랐다. 그러나 팀 타율은 0.247로 AL 15개 팀 중 14위를 기록했다. 팀 홈런 역시 156개로 10위를 기록한 상황, 1위 토론토 블루제이스(팀 홈런 232개)와 차이가 크다. 팀 내 장타율 1위인 브라이언 도저(28ㆍ0.444)는 AL 35위, 팀 2위인 트레버 플루프(29ㆍ0.435)는 AL 39위에 그쳤다.
한국프로야구(KBO) 2년 연속 50홈런을 때려내는 등 다수의 MLB 스카우터로부터 “파워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박병호를 눈여겨 본 이유다. 그러나 박병호의 타격 능력에 기대감이 큰 미네소타지만, 그의 포지션에 대한 고민은 남아있다.
KBO에서 1루수로 활약한 박병호에 대해 MLB 스카우터는 “수비는 평균”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3루수도 소화할 수 있지만, 프로 데뷔이후 주로 1루수를 맡아 포지션 변경은 쉽지 않다. 미네소타 주전 1루수는 조 마우어(32), 3루수는 트레버 플루프다. 지난 시즌 지명타자로 활약했지만, 3루와 1루 수비도 가능한 미구엘 사노(22)도 있다. 미네소타는 박병호을 영입하며 전체적인 수비 포지션 변화를 예고했다.
조 마우어는 포수로서 MLB 사상 처음으로 3번의 타격왕(2006년ㆍ2008년ㆍ2009년)을 차지한 미네소타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러나 2014년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뒤 좀처럼 타격감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2013년 0.324였던 타율은 2014년 0.277로 하락했다. 2015년에도 4월 타율 0.318로 시작했지만, 5월 ~6월 타율 0.240로 떨어졌다가 7월 타율 0.298로 반등, 8월부터 타율이 하락해 결국 시즌 타율 0.26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조 마우어와 8년 계약을 맺은 미네소타는 그의 부활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다음 시즌에도 주전 1루수는 마우어가 맡게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3루는 타율 0.244, 22홈런을 기록한 트레버 플로프가 버티고 있다.
미구엘 사노는 80경기 동안 타율 0.269, 18홈런을 기록했다. 미구엘 사노는 마이너리그에서 3루수로 활약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1루수 외에는 마땅한 자리가 없다. 사노가 ‘좌익수 혹은 은퇴한 토리 헌터의 빈자리를 대신해 우익수로 뛰게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사노를 외야로 내보내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체중이 260파운드(118㎏)에 달하는 사노가 수비 반경이 넓은 외야를 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결국 어느 곳 하나 MLB에 처음 도전하는 박병호가 끼어들기 쉽지 않다. 하지만 박병호의 영입을 위해 미네소타가 사용한 금액은 이미 1285만 달러. 박병호의 연봉은 4년 계약 2000만 달러(약 231억원) 선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미네소타에서 박병호에게 충분한 기회는 주어질 전망이다.
한편, 미네소타의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가 1루와 3루 수비도 가능하지만, 지명타자에 어울린다”며 “1루는 조 마우어, 3루는 트레버 플루프가 맡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