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11월 3일은 학생 독립운동 기념일이다. 1929년 이날 광주에서 학생들이 항일 투쟁운동을 벌였다. 전남 나주에서 통학하는 기차 안에서 일본 학생들이 우리 여학생을 놀리다 말리며 항의하던 우리나라 학생들과 집단싸움을 벌였다. 일본 경찰이 불공평한 수사를 하자 광주 시내 학생들이 나서 시위를 벌였고, 점차 전국적인 학생운동으로 확산됐다.
정부는 이날을 기념해 1953년 학생의 날로 제정했지만, 유신 때인 1973년 53개 기념일을 26개로 줄일 때 폐지했다. 그러다가 1984년 되살렸고, 2006년에 학생 독립운동 기념일이라고 명칭을 변경했다.
지금은 거의 듣기 어렵지만 “학생들은 패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흔히 했다.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 미국의 교육자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가 한 말을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인 시절도 있었다.
그런 것들을 한마디로 하면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아닐까. ‘맹자’ 공손추상(公孫丑上) 편에서 호연지기가 뭐냐는 제자 공손추의 질문에 맹자는 이렇게 답한다. “말하기 어렵다. 그 기(氣)됨이 지극히 크고 지극히 강하니 바르게 기르고 상하게 하지 않으면 곧 천지간에 가득하게 되리라. 호연지기는 정의와 정도에 배합되는 것이니 이것이 없으면 죽는다.”[難言也 其爲氣也 至大至剛 以直養而無害 則塞于天地之間 其爲氣也 配義與道 無是餒也]
맹자는 다른 이의 말을 잘 아는 지언(知言)과 호연지기를 자신의 장점이라고 했는데, 역시 설명을 들어도 어렵다. 호연지기는 온 세상에 가득 찬 넓고 큰 원기(元氣), 사람의 마음에 가득 차 있는 크고 올바른 기운이 아닐까. 중국 철학자 펑유란(馮友蘭)도 호연지기를 지대지강(至大至剛)한 기(氣)라고 풀이했다. 호연(浩然)은 물이 세차게 흐르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