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들이 영화를 상영하면서 12편에서 40편의 광고를 상영해 관객에게 알린 영화 상영 시간을 10분 이상 지연시켰다.”
극장이 관객에게 입장료를 받는데도 광고를 보도록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하는 소송이 제기됐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청년유니온은 서울서부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고 22일 밝혔다.
◇"영화광고로 연 810억 부당이득"…공정위 시정명령도 촉구= 공익을 위해 이번 소송을 기획했다는 민변은 영화관 사업자 1위인 CGV를 대표로 선정해 관객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광고를 상영해 얻은 연 810억원의 막대한 부당이득을 청구할 예정이다. 또 광고상영으로 인해 영화가 티켓과 광고 등에 표시된 시간에 상영되지 못한 데 따른 위자료도 함께 청구한다.
원고는 청년유니온 회원 26명으로 구성됐다. 소송대리는 법무법인 상록과 동화, 유림, 위민 등 4개 중소로펌이 맡았다. 또 소송과 별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를 이유로 고발하고 시정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민변은 앞으로 영화관의 강제광고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발행하고, 영화상영 시간 내 광고 상영을 금지하는 내용의 입법청원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민변에 따르면 CGV의 영화상영관 광고매출은 올 상반기에만 410억여원 규모고, 2012년 696억여원, 2013년 781억여원, 지난해 807억여원에 달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GV, "영화 10분 늦어지는 부분 이미 공지된 사항"=이날 소송을 낸 사실이 알려지자 CGV는 "광고 상영은 부당이익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2004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미 극장에서 영화 상영 전 나오는 광고는 관람객을 이용해 부당이익을 취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났다는 게 CGV의 설명이다. 또 상영이 늦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티켓에 표기된 기준 10분 후 영화가 시작된다는 내용을 공지하고 있다"며 법 위반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CGV 측이 근거로 들고 있는 2004년 판결은 한 영화관람객이 서울 강남의 한 극장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에 관한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영화 시작 전 20여분간 20여편의 광고를 보는 것은 관객 이동시간에 내보낸 것으로, 광고를 보고 싶지 않다면 자리를 피하는 등 선택의 자유가 있어 시청 강요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