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2050년까지 엔진차 제로·연료전지차 시대 개막 선언...아직 갈 길 멀다

입력 2015-10-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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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요타자동차가 2050년까지 엔진차를 거의 없애기로 하면서 사실상 연료전지차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하기에 현실은 녹록지않아 보인다.

도요타는 15일(현지시간) 디젤차에 대한 배기가스 조작 파문으로 위기에 처한 폭스바겐의 안방인 독일 함부르크에서 세계 언론사 관계자를 초청해 유럽 시장용 연료전지차 ‘미라이’를 공개했다. 공개된 6만 파운드(약 1억480만원)짜리 수소연료전지차는 도요타가 이번 주 발표한 장기 비전의 핵심이다.

전날 도요타는 2050년까지 엔진만으로 달리는 자동차 판매를 거의 ‘제로(0)’로 하는 장기 비전 ‘도요타 환경 챌린지 2050’을 발표했다. 하이브리드자동차(HV)와 연료전지차(FCV)의 비율을 높여 신차 주행 시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10년 대비 90% 감소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세 기요타카 도요타 전무 이사는 “엔진 만을 탑재한 자동차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엔진 차량이 없어지는 건 (자동차 메이커에 있어서는) 천재지변”이라고 새 장기 비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도요타는 세계에서 판매하는 거의 모든 차량을 2050년까지 FCV, HV,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PHV), 전기자동차(EV)로 바꾸겠다는 목표도 나타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FCV와 HV의 판매 확대를 향후 5년간의 핵심 목표로 잡았다. 도요타는 ‘미라이’의 생산을 연간 3000대 규모로 유지하고, 2020년까지 판매량을 이 10배인 3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다나카 요시카즈 미라이 연료전지차 부문 수석 엔지니어는 이날 행사에서 “이 차는 더 좋고, 더 안전하고 더 깨끗한 미래를 위한 경로를 제공했다”며 “그것은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하이브리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친환경 전략의 일환으로 1997년에 세계 최초의 양산형 HV ‘프리우스’를 출시했다. HV의 누적 판매 대수는 올해 7월에 800만대를 넘어섰다. 다만 대부분이 북미와 일본에서의 실적인 만큼 앞으로는 비용 절감을 통해 가격을 낮춰 중국 등 신흥국에서도 판매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을 계기로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배기가스를 줄이는 방법으로 연료전지차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연료전지차가 대중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에 도요타가 독일에서 공개한 ‘미라이’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수소연료전지차로 현재 일본 아이치 현 도요타 시에 있는 모토마치 공장의 전 렉서스 LFA 조립 라인에서 단 13명이 수작업으로 조립해 하루에 겨우 3대 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도요타는 내년에는 야간에도 라인을 가동해 생산량을 하루 9대로 늘릴 방침이다.

2050년까지는 앞으로 35년. 도요타가 세계에서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의 양산에 성공했다고는 하나 엔진차를 거의 없앨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연료전지차를 대중화하기에는 현재의 생산능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2025년까지 연료전지차가 세계 자동차 판매의 0.5%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친환경차의 동력원으로 배터리와 모터 등의 중요성이 높아지면 자동차 산업의 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 메이커와 정보기술(IT) 기업에는 자동차 관련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기회가 열리는 반면 엔진 부품 업체 등은 사업 구조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것.

작년 12월 첫 선을 보인 ‘미라이’는 지난 8월 중순 유럽에 상륙, 9월부터 영국, 덴마크, 독일 3개국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다른 나라에서도 인프라가 갖춰지는대로 2017년부터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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