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기업의 연말 배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안겨줄 종목을 선별하기 위한 '주판알 튕기기'에 분주하다.
올해 낮은 금리와 정부의 배당 증대 정책으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유독 뜨거운 가운데 전문가들은 배당 지표뿐 아니라 이익 성장세가 지속하는지 여부 등을 살펴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월은 전통적으로 배당주 투자의 적기로 평가받는다.
신한금융투자가 2010년 이후 배당주의 월별 수익률을 조사해보니 10월 배당주의 벤치마크(비교기준) 대비 초과수익률은 1.3%포인트로 연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은 투자자들이 기말 배당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시기"라며 "2010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예외 없이 벤치마크 수익률을 웃돌았다"고 말했다.
연말을 앞둔 계절적 특성과 함께 사상 초유의 1%대 예금금리, 기업소득 환류세제 도입 등 정부의 배당친화적 정책 등이 배당주 투자에 대한 매력을 키우고 있다.
각 증권사는 배당주 강세 현상이 10월뿐 아니라 4분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다양한 투자 전략을 추천하고 나섰다.
삼성증권은 공기업 등 정부정책과 규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업군과 IT·자동차 등 성장성 약화를 주주친화적 정책 변화로 대응해갈 기업 등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KT&G, 기업은행, 대교, 강원랜드 등을 유망 배당주로 꼽았다.
유안타증권은 주당배당금(DPS)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가운데 연간 영업이익증감률이 높은 종목을 고른 결과 한국전력, KB손해보험, 삼성증권, 강원랜드, 코웨이, CJ제일제당, 현대산업, 에스원 등을 추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이익이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중 기말 배당률 상위 종목을 추린 결과 아주캐피탈, NH투자증권, 지역난방공사, 대신증권, 율촌화학 등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배당 투자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1.6% 수준으로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란 점은 투자자들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배당을 확대하고자 하는 정부 움직임은 환영할 만하지만, 아직도 배당 이점만 가지고 투자하기에는 그 대상이 너무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기업은 유보된 이익을 주주의 가치를 높이는 데 쓰고 있지 않다"며 "주주들이 더 적극적으로 배당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