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차이나-고령화·환경·빈부 패러독스 빠진 중국] ⑨65세 이상 노인 10.1%… “인구정책 전면 재검토할 때”

입력 2015-10-0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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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노동연령인구 9억1600만명 1년새 374만명↓ 노인인구는 1000만명씩 늘어… 이달 18기 5중전회 인구정책 주목

중국이 패러독스에 빠졌다. 30여 년 개혁개방의 성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국으로 부상하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2개국(G2)이 됐지만 그만큼 심각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경제와 사회가 활력을 잃는 ‘인구 시한폭탄’ 뇌관이 재깍재깍 움직이고 있다. 하루 4000명 이상이 공해로 숨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도 나왔지만 환경문제를 당장 해결하기도 힘들다.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빈부격차 해소는 요원하다. 해법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대답 없는 메아리로 허공을 울리는 형국이다.

고령화의 덫에 걸린 중국이 해법을 찾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5~59세의 ‘노동연령인구’는 9억1600만명으로 전년보다 약 371만명이 줄어 2012년 이후 3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60세 이상 인구는 2억1200만명으로 전체의 15.5%에 달해, 2013년에 비해 0.6%포인트 높아졌으며 그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비율도 10.1%에 달했다. 유엔은 중국의 60세 이상 연령층 비율이 오는 2050년에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1990년대 일본의 장기 경기침체의 주원인 중 하나로 고령화가 꼽히는 가운데 중국도 개혁개방 이후 지난 30년간 누려왔던 ‘인구 보너스’가 사라지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생산과 소비활동이 왕성한 생산가능인구가 늘어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중국은 1인당 소득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높아지기 전에 이미 고령화 사회(전체 인구의 7% 이상이 65세 노인)에 진입했기 때문에 일본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놓이게 됐다.

중국이 지난 2013년 12월 한 자녀 정책을 30년 만에 완화한 것도 이런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은 부모 모두 독자일 경우 두 번째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정책을 전환했다. 그러나 중국 국가위생생육계획위원회(NHFPC)에 따르면 규제 완화 이후 두 번째 자녀를 갖겠다고 신청한 부부는 지난 5월까지 150만 쌍에 그쳤다. 이는 연 200만 쌍의 부부가 신청할 것이라는 정부 기대를 한참 벗어난 것이다.

가장 큰 난관은 역시 젊은 부부가 두 번째 자녀를 갖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부족한 것이다.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중국에서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그 가정의 경제력을 시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한 자녀 정책이 바뀌었지만 도시의 젊은 세대는 자신의 경제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매년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약 1000만명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비한 양로ㆍ복지 혜택도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이런 ‘인구 시한폭탄’에 대비해 정부가 경제성장보다 오히려 인구 문제를 정책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10월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8기 5중전회)에서 지도부가 오는 2020년까지의 청사진을 그리면서 인구정책의 전면적인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한 자녀 정책의 전면적 폐지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인구정책이 성공을 거두려면 가족계획은 물론 헬스케어와 사회복지, 연금 등 제도 전반에 걸친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자녀를 두 명 낳으라고 독려하더라도 노인복지가 미비하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 민정부의 저우밍 부부장(차관급)은 “중국은 부유해지기 전에 늙어가고 있으며 양로산업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고 있다. 적절한 양로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현재 중국 전역에서 노인 요양에 특화한 간호사는 29만명에 불과하다. 이들 간호사가 노인 3명을 돌본다고 하면 여전히 1000만명의 노인이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무광쭝 베이징대 인구리서치연구소 교수는 “가족계획 조정만으로 심각한 인구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가족계획은 반드시 고령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과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족한 사회안전망은 중국 경제개혁에도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개혁의 초점은 경제성장 모델을 지금의 투자와 수출에서 소비로 전환하는 것인데 중국은 노후 대책이 부족해 사람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기 힘들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저축 비율은 51%로, 미국(17%)의 세 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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