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리스 시대] ②IT업계 판도 좌지우지하는 ‘애플 생태계’

입력 2015-10-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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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개발 OS·PC·태블릿·SW·스마트폰 이어 유통까지…

▲무선 키보드에 연결된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블룸버그

모든 산업의 경계를 차례로 무너뜨려온 애플이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도입한 건 그동안의 독자적인 생태계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의 역사는 컴퓨터 운영체제(OS)와 하드웨어로 시작됐다. 그러다가 휴대형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 ‘iPod(아이팟)’과 콘텐츠 전달 서비스 ‘iTunes(아이튠즈)’ 개발을 통해 AV기기 제조업체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고, 이후 선보인 스마트폰 ‘아이폰’의 폭발적인 보급과 함께 휴대전화 제조업체로서 다시한번 변신을 꾀했다. 이후에도 애플은 태블릿PC와 인터넷 TV,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자율주행 자동차 등 산업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기업군을 아우르면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이는 애플에 재료 및 부품을 납품하는 제조업체, 협력 관계에 있는 응용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개발자들도 유기적인 관계 속에 끊임없이 변화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애플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의 구성 멤버와 경계가 계속 변화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까지 합류해 ‘애플 생태계’를 떠받쳐왔다.

이는 기업 전략가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경쟁전략 이론(Competitive Forces Model)’을 통해 설명된다. 포터 교수는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기까지 연구 개발→제품 디자인→생산→마케팅→유통→사후 서비스 등의 단계를 거쳐 ‘가치 사슬(Value Chain)’을 구축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고 주장했다. 애플의 생태계는 포터의 가치 사슬 기법을 그대로 적용해 성공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포터의 가치 사슬을 인용하자면 지난달 ‘아이폰6s’ 시리즈, ‘아이패드 프로’, ‘애플TV’ 등과 함께 공개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애플 생태계의 결정판인 셈이다. 이 프로그램 역시 애플이 그동안 구축한 다른 산업 분야의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기존 업자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이동통신업계는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한 상태에서 보조금을 줄이거나 없애고 있는 추세. 애플 역시 고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하지만 이는 그동안 이동통신업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모바일 유통의 틀을 깨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시행될 경우, 이동통신사업자들과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경쟁 비용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해 모바일 시장에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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