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오일머니 바닥…해외투자금까지 회수하면서 ‘돈가뭄’ 해결 총력

입력 2015-10-01 09:08수정 2015-10-0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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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최대의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용경색 위기에 직면했다.

CNN머니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인 사우디가 해외에 뿌린 투자 자금을 거둬들이는 여러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머니에 따르면 사우디 중앙은행은 최근 6개월간 50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약 59조7000억~83조5800억원) 규모의 해외에 맡긴 투자자금을 회수했다. 블랙록, 프랭클린템플턴 등 중동의 국부펀드를 운용해온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이 사우디로부터 투자자금 환매 통지를 받았다. 현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하자 사우디가 블랙록 같은 자산운용사에 맡긴 투자금까지 회수한 것이다. 블랙록은 지난 2분기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순유출한 자금이 241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지난 8월 사우디 정부는 8년 만에 4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는 고유가 시대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사우디 왕정은 이른바 ‘오일머니’를 통해 중동 지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자국 내 민심을 다스렸다. 그러나 국제유가(WTI 기준)가 지난해 말 100달러 선에서 최근에는 40달러 선마저 붕괴하는 등 초저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원유 수출이 주수입원인 사우디에는 직격탄이 됐다. 이에 투자자들이 중동 지역에서 발을 뺀 것도 사우디의 사정을 한층 악화시켰다.

올해 2분기 사우디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11.93%였다. 지난해 중반까지 7460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올 7월 시점에는 6690억 달러로 9개월 만에 10%나 감소했다. 또한 재정적자는 GDP의 7.5%까지 늘어났다. 이는 지난 10년간 이어졌던 GDP의 20% 재정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사우디는 시장에 맡겼던 막대한 투자자금을 회수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는 평가다. 미국 민간정보연구소인 스트랫포의 중동 부문 애널리스트 마이클 나예비 오스코우이는 “사우디는 위기 상황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안정감을 찾게 될 것”이라며 “사우디는 계속 현금을 손에 쥐고 있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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