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서점 허양군 대표, 보수동 책방 골목 29년 지킨 노하우 “뭉쳐야 산다”

입력 2015-09-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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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양군 대표.(대영서점)

“여기 ‘영화를 멈추다’ 있어요?”라고 묻던 손님은 찾던 책이 없자 옆 서점으로 발길을 옮긴다. 보수동 책방 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대영서점 허양군(58) 대표는 29년째 이 골목을 지켜왔다.

허양군 대표는 다음 달 9~11일 열리는 책방 골목 축제에서 ‘책방 아카데미’를 열고 강사로 나선다. 그가 30년 가까이 서점을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책방이 가진 매력도 있지만, 책이 좋아 책에 매료된 사람이 서점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자칫하면 폐업하기 일쑤다. 그는 “막무가내로 서점을 해보고 싶은데 막막한 사람을 위한 강연이다.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제가 생각한 바를 전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책방이라는 것이 단독으로 쓰러져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동 책방 골목을 “하나의 큰 서점이다”라고 표현하며 보수동 책방 골목처럼 작은 서점들이 뭉치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책방 골목을 찾는 손님은 대부분 가장 앞에 있는 큰 서점으로 간다. 그러나 허 대표는 “그런 곳은 들르는 사람이 많아서 원하는 책이 없을 수 있다. 오히려 옆집, 멀리 떨어진 서점에 원하는 책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대영서점에도 손님이 원하는 책이 없을 수 있다. 손님이 책을 찾기 위해 다른 서점으로 넘어가도 허 대표는 개의치 않는다. 그는 “다른 집에 책이 없으면 그 손님은 대영서점으로 오지 않겠습니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못 팔았다고 해서 기분 나쁠 것도 아니고, 같이 뭉쳐 있으니까 공동체로 살아가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한때 구할 수 없는 책이 없다며 인기를 누린 보수동 책방 골목이지만, 지금은 변두리에 있던 책방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부산시는 ‘가을독서문화축제’ 등을 통해 책방 골목 활성화에 나섰다. 그러나 허 대표는 “축제를 해서 나아지지는 않는다. 큰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책을 찍는 출판사들이 상업적이다 보니 안 팔리는 책들은 단종시킨다. 결국 책을 찾는 사람들은 여기에 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손님은 꾸준하게 온다. 홍보 한다고 오지 않고, 홍보 안 한다고 찾아오지 않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열심히만 하면 책방이 메리트가 있다”며 “책방 주인은 부지런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또 “노하우에 따라 돈 버는 게 차이 난다”며 “대체로 소비자가 많이 선호하는 책 위주로 준비하겠지만, 귀한 책이나 자신에게 없는 책 등 구색을 갖추고 해야 다양한 고객이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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