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세계 판매의 10분의 1·자동차산업은 독일 GDP 2.7% 차지…도요타 등 대형차 공급 확대 나서
폭스바겐 사태로 독일의 자동차 강국 위상이 흔들리는 가운데 일본 업체들이 미국서 증산을 단행하는 등 공세를 강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폭스바겐의 미국 대기오염 방지법 위반 스캔들로 무엇보다 독일 자동차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 경제에 자동차 산업이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타격이 클 것이란 이유에서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테스트 조작 사실이 드러난 후 ‘독일산(Made in Germany)’ 제품에 대한 시장의 호응도가 차갑게 식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N머니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바겐’ 브랜드에 대한 불신이 독일 제품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경영대학원인 인시아드의 테오 베르마엘렌 금융학 교수는 “폭스바겐과 같은 사례가 더 없으면 여파는 제한적이겠지만, 유사한 사례가 추가로 나온다면 독일 경제 전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자체 자동차 브랜드 이외 포르쉐, 아우디, 람보르기니 등의 고급차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CNN머니는 독일 경제에 폭스바겐이 미치는 영향 7가지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세계 판매 차량 가운데 10분의 1을 폭스바겐그룹이 차지하고 있다. 독일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자동차산업 비중은 2.7%에 이른다. 또한 독일 수출의 20%를 자동차 또는 자동차 부품 분야가 차지하고 있고 독일 자동차 판매(내수, 수출 포함) 규모는 3680억 유로(약 487조5080억원)에 이른다.
특히 독일의 자동차 산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대부분 폭스바겐그룹에서 발생하는데 그 규모가 작년에만 2020억 유로에 달했다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폭스바겐 제품의 70%는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다. 폭스바겐이 고용하고 있는 직원수는 전세계적으로 60만명에 달하며, 독일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구 77만5000명의 3분의 1 이상이 폭스바겐그룹에서 근무한다.
한편 일본 자동차업체는 미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대형차 수요증가에 부응하고자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내년 픽업트럭 ‘타코마’와 ‘툰드라’를 생산하는 텍사스공장 생산 대수를 올해보다 2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혼다도 중형 픽업 ‘릿지 라인’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닛산은 SUV ‘로그’를 미국 테네시 공장은 물론 자국 규슈공장에서도 생산해 미국에 내년 봄부터 수출한다. 폭스바겐이 추락하면서 일본 업체들의 증산 계획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