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정부여당이 제시해온 3.7%보다 낮은 3.16%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기재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3.72%였던 GDP 대비 법인과세 비중은 2012년 3.68%, 2013년 3.39%에 이어 지난해 3.16%로 계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GDP대비 법인과세 비중은 법인세, 법인분 지방소득세, 법인세 감면분 농어촌특별세 등 법인소득에 대해 부과되는 모든 세금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우리나라 GDP 대비 법인과세 비중이 3.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국가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며 야당의 법인세 인상 요구를 차단해왔다. 하지만 3.7%라는 수치가 최근의 세수여건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과다계산됐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박 의원은 이미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이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정부가 지난해 GDP대비 법인세 비중을 3.7%라고 제시했지만 작년 한국은행의 GDP통계 1485조 1000억원에서 3.7%는 55조원"이라면서 "정부가 걷은 법인세 수입은 42조 6000억원인데 이는 GDP대비 2.87%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재부 측이 10%인 지방소득세를 비롯해 교육세 등이 다 포함되는 비중이라고 항변했지만 박 의원은 "그렇다해도 GDP대비 3.15%에 불과한데 왜 3.7%라고 하느냐"고 재차 따져물었다.
이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OECD에 공식적으로 제출하는 자료인 만큼 정확한 통계일 것"이라면서도 "비과세 공제나 외국납부세액 등도 있을텐데 파악해서 보고 드리겠다"고 한 발 물러섰고, 결국 하루만에 공식 수정된 자료를 제출한 것이다.
GDP 대비 법인과세 비중이 줄어든 것은 법인세율 3%포인트 인하와 비과세·감면 확대 등으로 인해 최근 법인세수가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이란 게 박 의원 측의 설명이다.
2011년과 비교해 지난해 법인세는 44조8728억원에서 42조6503억원으로 2조원 넘게 줄었다. 법인분 지방소득세와 법인세 감면분 농어촌특별세도 같은기간 각각 700여억원과 3500여억원씩 줄어들었다.
박 의원은 "기재부가 최근 우리나라 법인세수 비중이 많이 낮아진 사실을 확인하고도 국정감사장에서까지 버젓이 과거 수치를 사용한 것은 의도적으로 진실을 은폐한 것"이라며 "매년 수십조원의 재정적자가 되풀이되는 현실에서 관련 데이터를 숨겨가면서까지 법인세 인상 불가를 외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재부는 "OECD공식자료에 근거하여 법인과세 비중을 3.7%라고 국정감사장에서 밝힌바 있는데 이는 OECD 국가간 비교를 하기 위한 자료를 제시한 것"이라며 "3.7%는 2012년 기준으로, 기준년에 따라 달라진 것이지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거짓말을 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