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가 이미 지난 5월과 8월에 주차요금 대폭인상을 결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2018년부터 제2터미널이 가동되면, 신규로 차량 6,200여대를 주차시킬 수 있는 주차장이 확보되어 있어 요금인상이 불필요하다며 공론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13일 공사가 국토교통위원회 김경협(새정치민주연합, 부천원미갑)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5월과 8월에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인천공항 주차요금을 대폭 인상키로 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사는 주차요금 대폭인상을 결정(5월,8월)했으나, 메르스사태와 내년 총선에 미칠 영향 때문에 갈팡질팡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 5월 공사는 지난 5월1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단기주차장 시간당 요금은 현행(시간당 2,400원)대로 하고 1일 요금을 현행 12,000(5시간기준)원에서 24,000원(10시간기준)으로 100%인상하며, 장기주차장 1일 요금은 현행 8,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50%인상하는 주차요금 인상(안)을 의결했다.
이 결정은 사전에 국토교통부와의 협의절차를 거쳤고 7월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하지만, 5월말부터 메르스사태가 확산되면서 시행이 유보됐다. 주차요금 인상에 대해 국민들은 사실상 공공요금 인상으로 받아 들일텐데, 메르스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 속에서 정부의 내수경기 활성화 정책에 거스를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 8월에는 공사는 다시 8월1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단기주차장은 지난 5월 결정대로 하되 내년 총선이후인 2016년 6월까지 방문횟수별로 감면적용하고, 기주차장의 1일당 요금은 당초 결정했던 1만2000원(100%인상)에서 9000원(12.5% 인상)으로 변경조정하는 주차요금 인상(안)을 최종 의결했다.
요금인상 시행시기는 명목상 다음달(10월1일)부터다. 하지만 10개월 후인 내년 6월까지 감면제도를 두어 최초방문시에는 현행요금을 징수하게 되므로, 사실상 내년 6월까지 시행보류인 셈이다. 공사는 이같은 감면제도를 둔 것이 대해 ‘갑작스런 요금인상에 따른 고객혼동방지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내년 4월 총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고 보는 것이 김 의원의 분석이다.
문제는 2018년 1월이면 현재 건설중인 3단계 공사(제2터미널 포함)가 마무리되어 차량 6,276대 주차공간(완공 즉시 사용사능)이 새롭게 확보된다는 점이다.
현재 제1터미날 주변 장·단기주차장에 1만4925대를 주차할 수 있으니, 현재보다 42%의 주차장이 늘어난다. 현재 제2터미널은 대한항공 전용 터미널로 확정되어 있어 대한항공 이용자는 제2터미널 주차장을 이용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현재 제1터미널 주차장에 집중된 주차수요는 분산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이번 요금인상 결정도 내년 6월까지 한시적 감면제도가 있어 사실상 내년 7월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제2터미널이 가동되는 1년 6개월후(2018년 1월)에는 현재 1터미널 주차혼잡이 상당정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에 요금인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주차수요 억제는 ‘1년 6개월용’ 단기처방에 그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공사가 이번 요금인상의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대내·외 평가하락에 따른 현안해소’라는 대목에 주목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인천국제공항이 11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014년 평가에서 주차시설(4.71점), 가격대비 주차시설 만족도(4.51점)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을 의식한 것”이라고 했다. 공사의 평가점수를 유지하기 위해 단기적이고 즉흥적인 주차요금 인상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현재 인천공항의 주차혼잡은 분명히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1년6개월 짜리 효과나 공사 평가점수를 잘 받기 위해 요금을 인상하자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주차요금 인상에 앞서 300억원 들인 주차타워의 상주직원 배정 재점토, 주차대행업체의 단기주차장 배정 재검토 등 시설운영 개선방법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지금 이 시점에서 주차요금 인상이 현실적인 방법인지 시민, 관련전문가들과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을 공사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