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회복세로 증권업계 신용보강 제공 구조 확대
올 상반기 증권사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유동화증권 발행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주택경기 회복세와 함께 증권사들이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구조를 확대한 영향이다.
11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PF대출 유동화증권 시장은 10조7000억원의 발행액을 기록하며 지난 하반기보다 1조5000억원 증가했다. 주택경기 회복세로 건설사들의 자금수요가 증가해 지난 상반기 7조7000억원, 하반기 9조2000억원에 이어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증권 형태별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발행은 전체의 80% 비중인 9조1980억원에 이르렀다. 또 자산유동화증권(ABS)은 전체 14%의 비율로 1조545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ABS의 경우 지난 2013년 4건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 18건이 발행됐다. 삼성물산이 활발하게 공모 ABS에 참여한 데다 경기도시공사의 토지매매대금 반환채권, 보령군 LNG 터미널 사업 관련 사모채 발행 등의 영향으로 PF대출시장에 활기가 돌았다.
올 상반기 PF대출 유동화증권 잔액은 26조7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하반기 대비 2조8000억원이 늘어났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시공사가 보증제공을 기피하면서 증권사가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구조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증권사들은 대출채권 매입확약, 미분양 부동산 댐보대출확약, 자금보충약정 등을 통해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증권사 신용보강에 기반해 발행된 유동화증권의 비중은 2014년 상반기 17%에서 하반기 20%, 2015년 상반기 2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성호재 한국신용평가 SH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이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구조가 확대된 것이 PF대출 시장에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비롯해 공기업들의 토지 매각과 관련한 매매대금반환채권을 기초로 발행되는 유동화증권과 지방자치단체가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방식의 유동화증권 등도 전년동기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이에 올 상반기 건설사 자체 신용보강이 아닌 외부신용보강 PF대출 발행실적은 150건, 5조3829억원으로 지난 상반기(56건, 1조6686억원) 대비 3조7143억원 늘었다.
다만 PF대출 유동화 시장이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업계는 전망했다.
성 수석애널리스트는 “근본적으로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PF대출 시장도 살아난 것이지만 미국발 금리인상론이 나오고 있고 부동산경기 자체가 꺾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지는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