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 이학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은행권 월세대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은행권 전체 월세대출 건수는 11건으로 대출잔액은 9000만원에 불과했다. 건당 대출금액은 800만원 수준이다.
당초 정부는 주택기금을 활용해 연 2% 초저 금리로 대출하기 때문에 월세 인상에 부담을 느낀 주거 취약계층의 신청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대출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국민, 신한, 우리 등 7개 시중은행이 월세대출 상품을 내놓긴 했지만 사실상 판매에는 손을 놓은 상태다.
은행권은 지난 2013년 4월 월세대출 상품을 출시했지만 2013년 말 기준 대출건수는 13건, 2014년 말은 16건에 불과했다. 대출잔액은 2013년 말 7700만원, 2014년 말에는 1억4800만원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월세보증대출 건수는 4건, 대출잔액은 3000만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다. 주택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국민은행의 주거행복월세대출 상품 취급 건수는 3건, 대출금액은 2100만원에 그치고 있다. 하나은행의 월세론은 대출건수가 1건에 불과했다.
출시 초기부터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U-보금자리론ㆍ디딤돌 대출 등 다른 정책 기금을 활용한 서민 주거 안정 대출상품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이학영 의원은 “저소득층이나 대학생, 취업준비생 대상의 월세대출 실적이 없는 것은 결국 보여주기 상품을 만든 것”이라며 “제도 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책자금을 활용한 월세대출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대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월세대출 지원 대상은 취업준비생, 희망키움통장 가입자, 근로장려금 수급자 등으로 한정된다. 주거급여 수급자는 제외된다. 주택은 보증금 1억원 이하이고, 월세 60만원 이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