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허브인 상해에 위치한 DQ 아이스크림(DQ 冰淇淋) 매장. 이곳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식사를 마친 뒤 신용카드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한다.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가져다 대고 자신이 주문한 음식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상해 DQ 매장에서 만난 천량(Chen Liang, 21세 회사원)씨는 "이전까지는 신용카드나 선불카드(체크카드)를 들고 다니면서 일일이 단말기를 통해 결제를 했다" 며 "하지만 이제는 카드를 들고다니지 않고 스마트폰을 통해 바로 결제해 상당히 편리하다"고 말했다.
찬량씨가 이용한 시스템은 중국 유니온페이 인터네셔널(UnionPay International)의 '퀵패스(QuickPass)'다. 유니온페이가 개발한 새로운 지급결제 시스템인 퀵패스는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으로 IC칩이 내장된 플라스틱카드 또는 스마트폰을 모바일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면 결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유니온페이의 퀵패스 카드를 발급받은 전세계 모든 사람들은 중국을 비롯해 퀵패스를 이용할 수 있는 해외에서 플라스틱카드와 스마트폰만으로도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실제로 기자가 상해의 현지 음식점에서 유니온페이가 BC카드를 통해 국내에서 발급중인 '통(通)카드'로 결제를 시도했다. 지불해야할 금액이 단말기에 나타났고 기자가 '통카드'를 결제 단말기에 접촉하는 순간 바로 결제가 완료됐다.
퀵패스는 10만원 미만의 금액은 비밀번호를 누르지 않고 바로 결제가 되기 때문에 결제 단말기에 카드를 넣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기존 결제 방식에 비해 결제 대기 시간이 단축된다. 스마트폰 및 플라스틱카드에 내장된 IC카드의 정보를 결제 단말기가 바로 읽어내기 때문이다.
유니온페이는 야심작인 퀵패스를 바탕으로 간편결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전 세계에 형성되어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결제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핀테크(금융+IT)'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복안이다.
유니온페이는 현재 전세계 150개국에서 51억장이 발급됐다. 특히 2600만개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고 ATM(자동화기기)는 90만대가 보급돼 있는 상황이다. 국내 역시 BC카드를 통해 발급된 유니온페이 카드가 1500만장에 달한다.
상해 유니온페이 본사에서 만난 차이 지엔뽀(Cai Jianbo) 유니온페이 인터네셔널 총재는 "2002년 설립 이후 8년만인 2010년 카드 발급수에서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추월했다"라며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카드 이용금액을 처음으로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앞서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설립 13년만에 유니온페이가 글로벌 카드 양대 산맥인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를 제친 것이다.
유니온페이는 현재 중국내에 퀵패스 결제 단말기를 600만대 보급했다. 버스와 택시, 지하철, 고속열차 등 이동수단은 물론이고 편의점, 패스트푸드, 일반 식당 등 중국 모든 곳에서 유니온페이의 퀵패스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니온페이는 우리나라는 물론 홍콩과 마카오 등을 중심으로 현재 3만대인 퀵패스 시스템을 연말까지 1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차이 지엔뽀 총재는 "유니온페이는 회원사들과 함께 이익을 공유하면서 성장해나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퀵패스를 보급하면서 비용은 많이 발생됐지만 삼성페이 등 다양한 모바일 결제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유니온페이는 글로벌 영향력을 갖춘 개방형 플랫폼 운영 토탈 지불결제 서비스 제공 브랜드로 목표를 잡고 향후 3년간 '인터넷 유니온페이' '모바일 유니온페이' '글로벌 유니온페이'로 발전에 힘 쓸 계획"이라며 "기술 표준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영향력을 갖춘 개방형 플랫폼 운영 토탈 지불결제 서비스 제공 브랜드사로 거듭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차이 지엔뽀 총재는 한국 시장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다. 차이 지엔뽀 총재는 "8월 초 BC카드ㆍKT와 제휴해 모바일 퀵패스 카드를 출시할 만큼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한 곳"이라며 "중국사람들이 한국에서 유니온페이를 사용하기 편리해졌기 때문이며 한국사람들도 유니온페이를 많이 사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