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전세난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강남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민 수요가 상당수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강남 3구에서 이주를 준비 중인 가구 수는 5개 단지 총 6829가구에 달한다. 자치구별로 강동구 3154가구, 송파구 545가구, 강남구 3130가구 등 이다.
1만 여가구에 가까운 재건축 이주민들이 올 하반기 발생할 것이 전망되면서 인근 지역 전셋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개포주공 2,4단지를 비롯해 올 하반기 이주에 나서는 개포주공3단지와 개포시영 등 개포지구 아파트 전체 1만2411가구 중 집주인 거주율은 10~15%선에 불과하다. 강남발 전세대란은 이제 시작인 것이다.
내년 전세계약이 끝나는 송파구의 한 주민은 “그동안에는 알아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전셋값이 정말 많이 올랐다”며 “하반기 안으로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데 막막하다”고 말했다.
서울 전세 시장은 이전부터 시작된 전세난으로 전세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진데다 지난해부터 서울 재건축 이주민들의 수요로 전셋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0.3%로 사상 처음 70%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수도권지역인 경기도와 인천 역시 각각 72.7%와 69.9%의 수치를 보였다.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개포동 인근 공인중개사는 “이쪽은 세입자 비율이 높고 앞서 개포 2단지가 이주를 하면서 개포1단지나 빌라 쪽으로 이사 가면서 가격이 이미 높아졌다”며 “가격 감당이 어려워 성남 쪽으로 이주해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전세대란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 4월 6일 강남4구 재건축 이주 집중 대비 특별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주요 내용은 이주대책 TF운영 및 국토부와 경기도 공동협력체계 구축, 수급불안 지속 시 이주시기 조정 적극 검토, 공공임대주택 강남4구 집중 공급 등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은 강남발 전세대란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시는 강남권 공공임대주택 집중 공급이란 대책을 내세웠지만 올해 공급된 공공임대주택은 전세임대주택 292가구와 매입임대주택 268가구가 전부다. 이주시기 조정 역시 대책 발표 이후 조정이 된 재건축 단지는 아직 없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은 전세수요가 극히 높은 지역이라 해당 지역내에서 감당하기가 어렵다”며 “상반기 서울 전세난민이 수도권 전세시장 가격 상승을 이끈 것처럼 강남을 넘어 인근 지역으로 전셋값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