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노동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같은 유로 국가인 아일랜드, 스페인은 실패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정부가 4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사례가 교훈을 줬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요국의 노동시장 개혁사례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아일랜드 및 스페인은 2000년대 들어 노동개혁을 추진했으나 이후 그 성과는 각국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다.
독일은 고용 창출력이 개선된 가운데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완화되고 고용 안정성이 유지됐다. 반면 아일랜드는 고용 창출력이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으나 위기 이후 구조적 실업자가 늘어났으며 스페인은 고용 창출력과 안정성이 악화된 가운데 일자리 미스매치도 심화했다.
이렇게 노동개혁의 성과가 다른 것은 우선 노동개혁의 추진동력 및 위기의식 유무에서 비롯됐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독일은 전문가 중심의 개혁위원회를 구성하고 개혁내용을 선거 공약화해 추진동력을 확보했으나 아일랜드, 스페인은 고성장의 분위기 속에 노동개혁에 대한 위기의식이 결여돼 추진동력이 미흡했다는 것.
다음으론 사회·제도적 합의도 중요한 작용을 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가령 독일은 노사양측의 고용유지 필요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기존의 노사합의 전통과 단축근로제도 등을 활용해 위기 시의 고용충격을 완화했다. 아일랜드도 임금조정협약 등을 위기 극복의 토대로 활용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관련 이해 당사자 간 갈등으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어려웠다.
보고서는 또 일자리 미스매치완화 등 단기적 과제뿐 아니라 고령화 등 장기적 과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이 노동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진작하는 포괄적인 정책을 추진한 것과 달리 아일랜드와 스페인은 임금조정협약, 임시직과 정규직 간 격차 축소 등 부분적인 개혁에 그쳐 노동개혁 성과가 미진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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