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 임금피크제 도입, 안하나 못하나 - 전민정 세종취재본부 기자

입력 2015-08-17 10:59수정 2015-08-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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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연금개혁으로 공무원 사회에 피로감과 불만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 임금피크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분위기인 것은 사실입니다.”

공무원 임금피크제가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한 한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의 성토다. 그러나 정부가 연일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유독 공무원 임금피크제엔 소극적인 까닭에 대한 설명이라기엔 뭔가 충분치 않아 보인다.

지난 12일 고용노동부가 대통령 담화 후속 조치로 밝힌 노동개혁 추진 계획에는 청년 고용 기회의 확대를 위해 공무원 및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및 임금체계 개편을 선도하겠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미루는 공공기관들에는 직원 임금에 불이익을 주겠다며 으름장까지 놓고 있지만 공무원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밑그림조차 그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노동계는 공무원은 전혀 양보하지 않고 공공기관만 앞세우는 것은 ‘꼼수’라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임금피크제의 청년고용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임금피크제 정책을 주관하는 기획재정부와 고용부가 먼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관가 일각에서는 “공무원 정년도 제대로 보장이 안 되는데 웬 임금피크제냐”는 불만이 있긴 하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오래전부터 60세 정년 혜택을 누려왔으며 법적으로 신분도 보장받아 왔다.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청년 고용절벽 해소를 위해 공공기관, 민간기업과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공무원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계획은 있어야 하며 준비도 착실히 해 나가야 한다.

영국의 캐머런 정부는 개혁을 추진하면서 공무원 10만명 감축, 공무원·교사 등의 임금상승률 억제 등 정부부터 희생에 앞장서며 국민의 지지를 얻어 기득권 집단의 저항을 이겨낼 수 있었다. 임금피크제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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