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내달 1일 합병기일에 맞춰 예정대로 합병을 진행할 계획이다. 합병에 앞서 접수된 주식매수청구권의 대부분은 반대의사를 명확히 했던 엘리엇과 일성신약인 것으로 전해졌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이 6700억원대로 집계돼 양사의 합병이 예정대로 진행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이날 "전일(6일) 자정까지 주주들로부터 주식매수청구권을 받은 결과 총 1171만730주(보통주 1171만687주, 우선주 43주)가 접수됐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사항에 대해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의 보유주식을 회사 측에 정당한 가격으로 매수해줄 것을 요청하는 주주 권리 가운데 하나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은 회사 측이 제시한 매수가격 기준으로 6702억5095만9856원이다. 회사가 제시한 매수 가격은 보통주 5만7234원, 우선주 3만4886원이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계약서에 따르면 양사를 합쳐 1조5000억원 이상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지 않으면 합병이 유효하다. 따라 두 회사의 합병 절차는 내달 1일을 합병 기일로 해 예정대로 진행되게 됐다. 등기일은 내달 사흘 뒤인 4일이고 삼성물산 신주 배포일은 9월 14일이다. 신주 상장은 9월 15일 진행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해 온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일성신약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보유지분 7.12% 중 4.95%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성신약도 보유지분 2.37%를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엇과 일성신약의 행사액이 64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4.95%를 보유하다가 6월3일 추가로 2.17%를 사들이면서 7.12%의 지분 보유 사실을 시장에 공개한 바 있다.
엘리엇은 약 200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엘리엇이 손실을 무릅쓰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선 것은 주총 패배 이후 현실적으로 삼성그룹과의 싸움에서 승산이 없다고 보고 '출구전략'을 찾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