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동주 전 부회장도 못알아봤다는 소문도 돌아
2일 “둘째 아들 신동빈 회장을 용서할 수 없다”며 동영상을 통해 전격 등장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측을 통해 SBS 뉴스 등에 공개한 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과 관련해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 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은 의자에 앉은 채로 종이에 미리 작성된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줄곧 시선을 아래로 내리깐채 말을 더듬거나 잠시 멈추는 모습을 보이는 등 다소 부자연스러웠다는 지적이다.
특히 “둘째 신동빈을 한국롯데회장, 한국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는 대목에서 일본롯데홀딩스로 한국롯데홀딩스로 잘못 말하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고령의 신 총괄회장이 말을 더듬거나 호흡을 가다듬는 모습은 그렇다 치더라도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있는 일본 롯데를 한국 롯데로 착각한 부분은 조금 의외다”라고 지적했다.
영상 공개를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와 주주들에 신 총괄회장의 의중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강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떨치기 힘들다는 것이다.
앞서 27일에도 신 총괄회장은 롯데홀딩스를 찾아 자신을 제외하고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대표 등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한 후 쓰쿠다 사장에게 “잘 부탁한다”라는 말을 건네는 등 이상 징후를 보였다. 이후 장남과 대화를 나눈 육성 파일에서도 자신이 해임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등 건강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에는 신 총괄회장이 롯데호텔 집무실에서 장남을 못 알아봤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 계열사 임원으로부터 경영 현황을 보고받는데 신 전 부회장이 들어오자 ‘넌 누구냐, 나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측이 촬영한 이번 동영상은 신 총괄회장이 장남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그의 건강이상설을 일축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한편 롯데그룹측은 이번 동영상과 관련해 “고령의 총괄회장을 이용해 왜곡되고 법적 효력도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룹의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