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소통법] 김용환 NH농협지주 회장, 집무실 문 활짝, 마음의 문도 활짝

입력 2015-07-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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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게시판에 ‘CEO대화방’ 열어 현장 애로사항 해결 앞장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이후 마련된 직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넥타이를 풀자고 했다. 김 회장과의 첫 점심에 서먹하고 긴장한 직원들의 분위기를 풀어보기 위한 돌발 제안이었다. 김 회장은 금융권에서도 격식 없이 사람을 대한다고 정평이 나 있는 인물로 통한다. 특유의 호탕하고 너그러운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농협은행 서울영업본부 직원들과 오찬에서 이 같은 일화를 통해 근엄한 지주 회장보다는 친근한 선배로서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몇몇 직원들은 뜻밖에 제안에 당황하면서도 푸근한 삼촌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농협금융 경영 방향에 대해 소통해 보자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었다. 이러한 진심이 얼어 있던 직원들의 마음을 풀어준 셈이다.

김 회장은 정통 재무관료 출신이지만, 부드럽고 유연한 사고로 조직과 업무를 장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금융감독위원회 시절 생보사 상장, 현대투신 매각,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등 굵직굵직한 금융권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도 이런 능력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김 회장은 ‘소통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출입은행장 시절 우수 부서를 찾아가 간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해피 바이러스’, 젊은 직원들이 행장실을 직접 찾아 개선 사항을 건의하는 ‘오픈 하우스’ 제도를 운영해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평소 소신인 ‘4대 경영 나침반’을 통해 경영할 것을 주문한다. 신뢰, 소통, 현장, 스피드 등 4가지 경영 지침을 통해 조직을 하나로 뭉치게 해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고와 의전을 최소화할 것과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것도 주문했다. 비대면 보고를 결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직원들에게는 유선으로 간단하게 보고하라는 요청도 했다. 김 회장의 이러한 주문에 문서가 아닌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직접 보고가 이뤄지는 등 큰 변화가 생겨났다.

김 회장에 대한 업무보고도 임원, 부장급들이 주로 했던 예전과 달리 실무자들이 직접 배석해 이뤄진다. 현장 상황을 더 자세히 알고 있는 실무자의 의견을 들어야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김 회장은 농협 특유의 보수적이고 경직된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사내 게시판에 ‘CEO와의 대화방’을 개설했다. 이 대화방에 한 직원이 해외 진출에 대한 문제점을 요목조목 올린 것을 참조해 전략 수정이 이뤄지기도 했다. 농협금융 간판 디자인에 대한 건의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법상 규제에 대해 안내한 글로 도움을 받았다.

좋은 신입직원이 농협 금융의 미래라는 점에서 김 회장의 신입직원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김 회장은 농협은행 식입직원들에게 ‘우리의 꿈을 디자인하자’는 주제로 특강을 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은행, 증권, 보험 등 전국 자회사 영업점을 연중 지속적으로 방문해 애로사항 청취 및 직원 사기 진작 등 소통경영 확대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김 회장은 현장 직원들의 애로사항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화천·인제·양구에 다녀왔다. 당초 인천 현장 방문일정이 있었지만, 가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도 지역에 위로 방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김 회장은 강원도 화천 농협은행 지점을 방문하고, 전통시장에 방문해 지자체 상품권으로 곤드레나물, 취나물 등 장보기도 직접 했다.

당시 김 회장은 직원들로부터 “군인 지역이라서, 군인에게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군인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바로 가동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회장은 직원들과의 소통뿐이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소통에도 열성적이다.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지난 5월 강원도 홍천 동면 왕대추마을에서 영농철 일손돕기를 실시했다. 김 회장은 모내기와 브로콜리 순 따기 작업을 마치고 마을 어른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농촌 출신이지만 오랜만에 농부의 마음으로 돌아가 땀을 흘려 보니 매우 뜻깊었고, 농협금융의 뿌리가 농업·농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농촌과 농업인들께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협동조합 수익센터로서의 임무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집무실은 항상 개방돼 있다. 김 회장은 “직원 여러분을 늘 환영한다”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언제나 돼 있다고 강조한다. 직원들을 향한 그의 진정성이 농협금융을 바꾸고 있다.

사람과의 소통을 좋아하기로 유명한 김 회장이 해외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됐다. 농협금융은 최근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등 관련 기관과 함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회장이 평소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인맥을 구축한 ‘마당발’ 성격이 농협금융의 해외 진출로 빛을 보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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