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마테오 모텔리니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

입력 2015-07-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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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속아 투자실패하지 않으려면?

돈을 투자하는 상황이 되면 기대하는 것보다 합리적이지 않게 된다. 자주 분노, 시샘, 불쾌감 등과 같은 감정이 이성을 압도해버려 잘못된 결론을 내리게 된다. 어떻게 하면 이런 고질적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밀라노의 산라파엘 대학 교수인 마테오 모텔리니의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당신이 휘둘리는 이유 △경제에 먹히지 않으려면 △경제를 움직이는 감정의 힘으로 구성된다. 실용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두 번째 장부터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에 먹히지 않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감정에 의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한마디로 투자 결정에서 실수를 피하는 6가지 조언이 담겨 있다. 리스크를 정확히 읽어라. 통계 마인드를 키워라. 알고 있다는 착각을 버려라. 경험의 훼방을 피하라. 투자의 흔한 심리학에 빠지지 마라. 피크-엔드의 법칙.

예를 들어,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을 표시할 때 ‘1퍼센트’와 ‘100명 중 한 명’은 결국 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확률이 퍼센트로 표시되면 감정에 직접 닿지가 않아서 위험도가 약하게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한 쪽에는 ‘두 개 가격에 세 개’라는 표시와 ‘같은 할인율’이 표시되어 있다고 하자. 이 경우에도 전자가 후자보다 감정에 강한 인상을 준다. 전자는 공짜로 받는 분량이 이미 주머니 속에 들어 있다는 느낌을 심어주기 때문에 고객들을 사로잡게 된다. 미묘한 표현의 차이가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낭패를 당하기 쉽다.

사람은 대체로 리스크에 관한 정보를 감정적으로 혹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받아들이는 성향이 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주식 시장에 뛰어든 사람은 좋은 성적을 올리기가 쉬웠다. 장이 좋았기 때문이지만 정작 좋은 성적의 원인은 자신의 능력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착시 현상은 다른 환경에서 투자 실패를 낳게 된다.

리스크를 둘러싼 감정 중에서 가장 저항하기 어려운 게 공포이다. 이런 감정에 휘둘리면 눈이 가려지고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적으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람들은 항상 여러분의 공포감을 이용하려는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투자와 관련해서 자주 빠지는 함정만 피하더라도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의 포트폴리오 이론은 분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정반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인의 93퍼센트는 미국 시장에만, 일본인의 97퍼센트는 일본 시장에만, 그리고 영국인의 82퍼센트는 영국 시장에만 투자한다. 놀라운 사실은 코카콜라 주식의 16퍼센트는 본사에 위치한 애틀란트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친숙함을 느낀다’, ‘가까운 곳에 있다’, ‘신뢰할 수 있다’는 감정은 리스크와 리턴과는 별다른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런 감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우리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감정의 힘을 이해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욱 더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감정에 휘둘리는 우리를 이렇게 꼬집는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우리는 머릿속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자신에게 이로운 선택을 정당화할 이유를 찾아내려 하며, 그러는 사이에 두뇌는 감정으로 채색된 비합리적인 사고를 시작하게 된다.”

감정과 결정 사이에 관계를 잘 이해하도록 돕는 멋진 책이다. 다만 충분한 시간을 갖고 두뇌 회전을 적극적으로 할 각오를 갖고 읽어야 할 책인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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