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계빚 대책, 실효성 논란…"LTV·DTI 등 근본 처방 뒤따라야"

입력 2015-07-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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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조원' 가계빚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처방전에 대해 벌써부터 실효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계 소득이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강화를 통한 직접적 처방 없이는 부채증가 속도를 끌어내리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이 1100조원의 가계부채를 획기적으로 줄이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현재 우리나라 가장 큰 문제점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대책만으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가계소득 증가 속도 수준까지 끌어내리기는 힘들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은 7.3%를 기록했다. 3년전부터 계속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가계의 가처분 소득 증가율은 1분기 3.6%에 머물렀다. 3년전 6%대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게다가 연말쯤에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열려있다. 가계빚 부실화에 가장 큰 변수다. 내수침체가 워낙 심각해 한국은행이 미국과 '엇박자 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런 기조가 지속되기는 힘들다는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분할상환제도는 쉽게 정착되기 어렵다는 면에서 이번 대책의 실효성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며 "현재 경기 침체 시기이고 생활 물가가 높아서 월급의 상당 부분을 원리금을 갚는 데 써야 하는 분할 상환은 서민에게 부담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은행 문턱을 높이면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자연스러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담대시 소득 심사를 강화한 것이 사실상의 DTI강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내수 침체 속에서 경기 진작에 효과가 가장 빠른 부동산 시장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없다는 판단이 전제된 것으로 보인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번 대책의 핵심은 '처음부터 나눠 갚아나가는 방식'으로 개선해 빚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갚아나가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정책 추진 과정에서 과도하게 금융 이용상의 제약이 발생하거나 거시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단계적이고 탄력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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