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오후 낮잠 ‘시에스타’, 잘못 자면 ‘독’

입력 2015-07-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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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정히 엎드린 자세, 의자에 몸을 기댄 자세 등… 목/허리에 부담 줘

흔히 낮잠을 게으름의 상징이라고 생각하지만 의학전문가들은 건강에 이만한 ‘영양제’가 없다고도 이야기 한다. ‘시에스타(Siesta)’라 하여 낮잠을 특별한 문화로 생각하는 스페인은 상점과 기관, 심지어는 박물관마저 잠시 문을 걸어 잠그고 달콤한 낮잠을 즐긴다. 한때 스페인 의회에서는 공공기관의 시에스타를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지만 스페인 전역에 걸친 반발여론에 부딪힐 만큼 중요한 고유관습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미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낮잠의 효능은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독일 자를란트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45분간 낮잠을 자고 난 후에는 기억력이 최대 5배 향상된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연구결과에서는 낮잠이 신체 호르몬의 균형과 스트레스 경감, 피부 미용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낮잠은 우리에게 많은 이점을 주지만 어떻게, 어떤 자세로 자느냐에 따라 독약이 되기도 한다. 특히 사무실, 학습공간과 같이 충분한 수면공간이 확보되지 않는 곳에서의 불편한 ‘쪽잠’은 약보다는 ‘독’이 될 수 있다.

책상에 구부정한 자세로 엎드려 잠을 잘 경우 목, 허리 부위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진다. 허리가 굽어지며 생기는 체중부하는 서 있을 때와 비교해 30~50% 증가한다. 이처럼 잘못된 쪽잠은 허리에 지속으로 부담을 주어 허리디스크와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 피해야할 자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의자에 몸을 기댄 자세, 턱을 괴고 잠을 자거나 목을 아래로 떨구고 자는 자세 등은 목에 큰 부담을 준다. 평소에도 4~5kg의 머리 무게를 홀로 감당하는 목은 수면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낮잠을 위해 의자에 기댈 경우 오히려 안정적으로 목을 받쳐주기 힘들어 뼈와 근육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턱을 괴거나 고개를 아래로 떨구는 것도 마찬가지. 잘못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는 것은 디스크 질환을 유발 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침대에 누워서 잘때도 바른자세는 필요하다. 흔히들 새우잠을 잔다고 이야기 하는데, 새우잠 자세는 척추와 근육의 배열이 한쪽으로 쏠려 휘게 되기 때문에 허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천장을 올려다보며 자는 자세보다 최대 3배 이상의 압박이 가해진다. 평소 허리통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새우잠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자는 자세도 피해야할 자세다. 엉덩이와 등뼈가 하늘로 치솟아 허리에 굴곡이 생겨 척추 변형이 생길 수 있고 자는 동안 무의식 적으로 목과 어깨에 힘이 가해져 근육이 굳거나 목이 비틀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나누리강서병원 척추센터의 배정식 부장은 “잠깐의 낮잠이라도 최대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되도록 목받이, 등받이가 마련된 의자를 활용하고 쿠션이나 수건 등을 말아 목과 허리에 받쳐 줄 경우 각 부위에 가해지는 무리한 부담을 덜 수 있다”라고 건강한 낮잠 자세에 대해 조언했다.

무더위가 지속되며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요즘, 바른 수면자세로 척추건강까지 챙겨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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