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분야에 대한 부족한 지식·상명하복 과도 등 문제로 제기…개혁도 좌초 위기
중국증시가 요동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중국증시 급락에 시 주석의 중앙집권적이며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동안 시 주석은 지난달까지 1년간 지속됐던 증시상승 혜택을 톡톡히 봤다. 활기에 넘치는 증시는 시진핑 경제개혁의 핵심에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증시를 부양해 기업들의 부채 부담을 덜고 혼수상태에 빠진 기업들에 활력을 불어넣고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려 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시 아저씨의 강세장(the Uncle Xi bull market)’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개월간 중국증시 시가총액의 3분의 1이 증발하고 정부가 패닉에 빠진 채 잇따라 부양책을 내놓는 모습을 보면서 일각에서 시 주석의 리더십 스타일에 의문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WSJ는 전했다.
순리핑 칭화대 사회학 교수는 “증시 붕괴는 고도로 중앙집권적인 시 주석의 접근 방법의 결정적인 약점을 노출시켰다”며 “여기에는 금융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의 부족과 과도한 ‘상명하복’이 포함된다. 권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 군대, 경제 등 모든 방면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시 주석에 대한 비판이 퍼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WSJ는 전했다. 동시에 시 주석은 정부 관리들과 경기둔화에 지친 기업계의 반발에도 직면해 있다.
아직 시 주석의 권위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려는 움직임은 없지만 증시 혼란이 사회 불안을 촉발할 수 있다. 이는 공산당 리더십에도 위기가 닥쳐 2017년 당대회를 앞둔 시 주석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삶의 질 향상이나 소비 위주로의 경제모델 전환 등 시 주석이 추진하는 개혁도 좌초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빅터 신 UC샌디에고 교수는 “증시급락은 확실히 시진핑 정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며 “관료주의에 따른 개입을 줄이고 시장에 더 큰 역할을 맡기겠다는 시 주석의 약속이 무효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수년간 개혁 관련 승리를 거둬왔으나 최근 불과 며칠새 너무 극적으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서 이런 개혁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