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위원장이 코스닥 분리 밀어붙이는 배경은

입력 2015-06-1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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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코스닥 시장 분리 독립’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추진하겠다며 못을 박았다. 모험자본 투자활성화를 통한 자본시장 역동성 제고가 자본시장개혁의 핵심이라고 판단한 임 위원장 입장에서는 코스닥 시장 독립성 보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임 위원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거래소 시장 구조변화가 필요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코스닥시장을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코스닥시장을 계열사 중 하나로 독립성을 부여하는 방안 등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코스닥시장 분리는 임 위원장이 취임 이후 제시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거래소 구조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고 금융당국 내부 방침 수준에서 알려져 왔는데, 이번에 임 위원장이 코스닥 분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공식화된 것이다.

임 위원장은 취임 이후 거래소 구조 개편과 모험자본투자 활성화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을 공언했다. 그 배경에는 코스피, 코스닥 시장은 이미 성숙한 기업들을 위한 시장으로 자리잡아 창업 벤처기업들이 성장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고 시장간 차별성이 부족해 투자 매력도가 저하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2000년대 초반 코스닥 버블 붕괴와 함께 거래소에 합병된 이후 코스닥시장의 특유의 활력을 잃으며 코스피 2부시장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과 같은 맥락이다.

임 위원장은 모험자본을 활성화하고 코스닥 시장의 정체성 회복을 위해 벤처캐피탈(VC)과 사모투자펀드(PE)의 역할론을 내세웠다. 그는 지난 4월 17일 금요회에서 “그간 비상장기업 지원은 보증에 기반한 융자중심 모델이었지만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VC, PE 등의 투자를 통한 비상장기업의 성장 생태계 지원이 앞으로 금융의 핵심 역할이자 모험자본의 중심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험자본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선 적절한 회수기회가 보장돼야 하는데, 현재는 IPO외에 적절한 투자금 회수 기회가 없어 모험자본의 ‘회수 후 재투자’라는 선순환 구조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게 임 위원장의 판단이다. 벤처캐피털 자금회수의 IPO의존도는 미국과 유럽이 각각 17.7%, 26.7%인데 반해 한국은 무려 98.1%에 달한다. 결국 회수시장 강화를 위해선 코스닥시장의 독립성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거래소에 대한 불신도 한 몫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거래소 구조개혁에 대해 “거래소 시장 자체를 보면 한마디로 변화의 흐름에 뒤졌고 경쟁력과 역동성도 많이 부족하다”며 “(코스닥 분리는) 시간을 늦추면 늦출수록 악화될 것이며 19대 국회에서도 결론이 안 나면 20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의 결단은 끝났고, 이제 그 결단의 종착지가 어디냐만 남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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