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대책과 외국인 유동성 간의 힘겨루기 예상
심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베트남 주식시장에 대해 베트남 증권당국이 드디어 칼을 뽑았다.
베트남 주식시장은 지난해 144% 상승하여 세계 3위의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23일 현재 1040포인트로 올해 들어 벌써 4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는 과열을 보이고 있다.
22일 베트남 증권당국이 주식시장의 버블형성을 우려하여 투기방지 대책으로 4가지 처방을 내놨다.
첫 번째 대책은 상장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한도를 49%로 유지하는 것이다.
지난 10일자 컬럼 ‘열기 속의 베트남 시장 어디로 가나?’에서 언급했듯이 당초 베트남정부는 은행, 통신과 자연자원 등 몇몇 민감한 분야를 제외하고 상장기업의 외국인 소유한도를 49%에서 100%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두번째 대책은 베트남국가은행(중앙은행)이 은행들의 주식매입용 대출한도를 자기자본의 20%이내로 억제하는 조치인데 대출을 위해서는 부동산 담보제공이 의무화된다. 또한 은행계 증권 자회사에 대한 대출은 10%로 더욱 제약된다.
그런데 작년에도 주식매입용 대출에 대한 중앙은행의 권고는 있었지만 이번 경우는 지난 20일 중앙은행의 결정으로 아예 명문화시킨 점이 다르다.
세번째 조치는 소위 내부자거래에 대한 조사이다. 베트남 금융투자자협회는 최근 재무부와 증권위원회에 내부자거래에 대한 서한을 발송했으며 그 이전 국내신문에 내부자 거래에 관한 의혹이 보도된바 있다.
이는 주로 재무정보를 증권회사가 독점하고 있다는 의혹에 기인하는 것으로 당국이 이번 주에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는 증권사에 대한 특별검사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외국계 투자회사들에게 증권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할 방침이다. 외국인들의 무분별한 투기행위를 막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결국 이번 조치는 가수요를 억제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조치로 평가된다. 문제는 상승의 원동력이 외국인 투자가의 막대한 유동성이라는 점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당국의 조치를 비웃 듯 23일 베트남 VN지수는 12포인트 상승했다. 조정 시 매수하려는 대기 매수세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이기도 하고 기존 상승주도 세력이 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단기 급등 시 베트남 당국의 규제가 발동돼 주식시장이 2개월 정도 조정 받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외국인의 대기 매수자금이 넘쳐나고 있어 같은 현상이 반복될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부터 1000포인트를 넘어선 현 시점이 베트남 주식시장에서 과열현상과 규제조치 그리고 유동성간의 전투가 본격화될 시점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