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구제 및 자동차 등 핵심쟁점 6차 이후로 연기... 막판 기싸움 치열 전망
1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공식 6차 협상이 종료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무역구제와 자동차 등 주요협상분야를 제외하고 상품 무역분과 등의 관세철폐기간에 대해 합의하는 등 커다란 이슈는 없었지만 일부 분과에서 성과를 이뤄냈다.
이에 따라 오는 2월 중에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미 FTA 7차 협상과 그 이전의 실무급 또는 고위급 협상을 통해 타결에 일보 다가갈 예정이다.
김종훈 한·미 FTA 우리측 수석대표는 지난 18일 "당장의 진전은 없지만 방향은 진전을 향해 가고 있다"며 "이번 협상이 끝난 후 양측은 각 국의 고위관계자들과 협상안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도 19일 "자동차나 의약품 등에서 많은 진전을 기대했지만 동 내용의 발표가 없다고 해서 협상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며 협상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당초 미국과 한국이 양측에 요구했던 내용의 수위가 어느 정도까지 조절됐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은 우리에게 특소세 인하 및 자동차세 보완 등 세제개편과 의약품 부문협상에서 약가 등재과정에서 다국적 제약사의 참여 등을 요구했고 우리 정부도 일정 부문의 양보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도 미국에게 '쌀'을 FTA 협상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포함한 일정부문의 성과를 얻어 최종타결만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차까지의 협상에 비해 비교적 조용히 이뤄진 이번 협상에서는 자동차를 제외한 공산품 관세 개방안에 대부분 합의했다.
한미 양측은 관세철폐 기한이 설정되지 않은 품목 가운데 절반씩을 향후 10년 내 철폐대상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또 3∼10년 내 관세철폐예정인 품목 가운데 미국은 디지털 TV와 LCD 모니터 등 457개 품목을, 한국은 항공기 부품을 포함한 569개 품목의 관세철폐기간을 앞당기기로 했다.
농업분야에서는 주요 민감품목 235개에 대한 실무협의가 마무리 되고 환경분야에서도 분쟁해결절차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합의가 이뤄져 가장 먼저 FTA가 체결되는 분야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쇠고기 수입재개'문제는 향후 협상에서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연말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서 잇따라 뼛조각이 발견돼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우리 정부에게 미국은 전방위적으로 수입재개 압력을 가해 왔다.
커틀러 美 수석대표도 18일 기자회견에서 "쇠고기 문제는 FTA협상과는 별도의 문제이다"며 "하지만 FTA 타결을 위해 쇠고기 시장의 완전개방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측과 쇠고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만남을 조속한 시일 내에 갖는 것으로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정부가 가장 중요한 협상카드로 제시하고 있는 무역구제의 개선 문제도 중요한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미 지난 연말에 미국은 "무역구제 관련법 개정은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혀 이 부문에 대한 협상을 원천봉쇄한 상태이다.
한미 양측 모두 무역구제 부문 합의를 위한 원론적인 입장만을 견지하고 있어 향후 고위급 협상과 한·미 FTA 공식 7차 협상에서 이 부문에 많은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제 한·미 FTA는 6차 협상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김종훈 수석대표·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한국측 고위대표와 웬디 커틀러 대표·캐런 바티야 美 무역대표부 간의 고위급 회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도 비공개로 고위급 회동이 수 차례 이뤄지는 등 막판 협상 타결을 위해 고위대표들이 사전 정지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전 작업을 통해 내달 중순경에 열릴 예정인 7차 협상에서는 빅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