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KCC에 자사주 899만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과거 비슷한 사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11일자로 KCC에 자사주 899만주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10일 공시했다. 매각대금은 6743억원이며 매각 후 KCC의 지분율은 5.76%로 늘어난다.
삼성물산은 측은 자사주 처분 목적에 대해 “우호적 지분 확대를 통한 원활한 합병 진행 및 유동성 확보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은 7.12%로 끌어올리며 제일모직 합병 반대와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삼성물산이 ‘백기사’인 KCC를 끌어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과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먼저 SK그룹은 지난 2003년 3월부터 SK(주)의 지분을 대거 매입한 외국계 헤지펀드인 소버린과 경영권을 두고 분쟁이 생기자 같은해 12월 보유 자사주 583만주를 우호세력에 매각한 바 있다. 이에 소버린은 의결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매각이 가능했다.
또 올해 2월에는 NC소프트가 넥슨의 경영참여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자사주 195만주를 우호세력인 넷마블게임즈에 장외매매로 매각했다. NC소프트는 이와 동시에 넷마블게임즈 지분 9.8%를 3802억원에 인수해 양사간 주식스왑형태로 계약을 진행했다.
삼성물산은 자사주를 매각하게 된 배경에 대해 “사실상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안은 자사주 취득뿐”이라며 “주요국에서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도입하고 있는 포이즌필과 차등의결권 제도 등은 현행 국내 상법에서 인정하지 않아 쓸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