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의 세계는 왜?] “금세기 안에 화석연료 사용 중단”…G7의 다짐이 중요한 이유는?

입력 2015-06-0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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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라트로브밸리의 한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다. 블룸버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8일(현지시간) 폐막했습니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러시아 제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 세계 경제와 사회에 영향을 미칠 여러 이슈들이 오갔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끈 것은 금세기 안에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G7의 공동선언문 내용입니다.

G7은 “18세기 중반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할 것이며 오는 2050년까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0~70% 절감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사실 G7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은 연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를 앞둔 선진국의 ‘립 서비스’라는 느낌도 듭니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처음으로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되고 1997년 이를 위한 실천지침인 ‘교토의정서’가 나왔습니다.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군요.

선진국이야 기술도 있고 자본도 충분하고 얼마든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역량이 되지만 개발도상국들은 당장 국민 먹여 살리기도 힘든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라는 것은 배부른 소리일 수 있습니다.

중국만 해도 전체 전력의 약 60%가 석탄에서 나오는데 당장 이를 태양광이나 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대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선진국 입장에서 개도국에 마냥 돈을 퍼부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COP21에서 새 협약이 나올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역시 실천 아니겠습니까.

이런 난관에도 인류가 지금 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할 이유는 있겠지요.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부쩍 태양광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주목할만 합니다. 석유가 펑펑 나오는 사우디가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으니까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3년 정상회담에서 ‘기후변화 대응 협력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G7 정상회의는 물론 주요 2개국(미국ㆍ중국, G2) 정상도 많고 많은 이슈 중에 기후변화를 가장 앞에 내세운 것도 그만큼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겠지요.

대부분 기후변화를 피상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겨울 혹한 때문에 미국 경제가 1분기 휘청거렸다’ 등 처럼 말이지요. 그러나 과학자들과 역사학자들은 기후변화야말로 전쟁과 기아, 전염병, 대량 학살을 불러 일으키는 무서운 요인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현종에서 숙종에 이르는 시기에 소빙하기가 닥쳐 대기근이 발생한 것은 물론 병자호란의 간접적 원인이 됐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네요. 현재는 온난화에 따른 슈퍼 엘니뇨로 식품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한번쯤 생각해보고 이를 해결하려는 정부나 기업, 시민단체의 노력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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