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갑작스런 ‘엘리엇’ 변수…“합병 비율 문제 없어”

입력 2015-06-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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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마침표가 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작업에 돌발변수가 생겼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는 4일 "삼성물산의 지분 7%를 보유하고 있다"며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 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도 공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두 회사의 합병은)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이번에 총 7065억원을 들여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사들였다. '경영 참가'를 지분 취득의 목적으로 밝힌 만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 제일모직과의 합병 반대 행동에 나설 전망이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자기 주식을 회사에 사가도록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합병 계획에는 주식매수 청구액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서면 합병 계약을 해제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는 삼성물산 보통주 지분 약 17%에 해당하는 규모다.

재계는 엘리엇의 이번 지분 취득이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기준으로 삼성물산의 우호 지분은 삼성SDI(7.18%), 삼성화재(4.65%),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37%), 삼성복지재단(0.14%) 등을 합쳐 13.59%에 불과하다.

반면 외국인 지분은 32.11%에 달한다. 만약 엘리엇을 포함한 외국·기관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 청구액이 한도를 넘어서면 합병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 그러나 합병 계획이 무산될 경우 주가 측면에서 반대한 주주들이 볼 수 있는 이익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합병 반대 세력의 결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승계의 방점이 될 만큼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없어서는 안될 중대 사안이다. 이에 대해 엘리엇이 사실상 제동을 걸었지만 삼성그룹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연관성이 있기는 하지만 계열사(삼성물산)의 개별 사항인 만큼 이번 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측은 "제일모직의 이번 합병 추진 배경은 회사의 미래가치를 제고해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있다"며 "양사간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 상의 규정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시장이 현재 평가한 기준으로 적용한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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