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형사2부(재판장 이은신 부장판사)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모(4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 6월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오모(53)씨 등 6명에 대해서는 징역 1년~ 3년 6월의 실형과 집행유예형이 선고됐다.
한씨는 이동통신대리점을 운영하는 회사를 차린 뒤 오씨 등과 함께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투자자를 모았다. 이들은 휴대전화 대리점 사업에 투자를 하면 투자금액에 따라 월 15 ~ 120%의 확정 수익금을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들로부터 490억여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한씨 등은 의정부와 일산, 서울 상도동에 공식 대리점을 두고 온라인 및 오프라인 휴대전화 개통사업을 벌였다. 이들은 A 주식회사로부터 휴대전화를 사고 싶어하는 수많은 대기 예약자들에게 휴대전화 기계를 판매하고 보조금을 선지급하기 위해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설득해 돈을 받아냈다.
재판부는 "한씨 등은 미필적으로나마 적어도 휴대전화 개통 수익사업으로 얻은 이익금만으로는 투자자들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투자 원금조차 지급할 수 없을 것이라 는 사정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숨겼다"며 사기의 고의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휴대전화 1대 개통시 발생한다는 순수익 20만원 내지 30만원으로 그 많은 투자원금과 수익금, 각종 수당, 회사 운영비와 인건비, 프로모션 비용을 감당할 수 없고, 한씨가 제시하는 수익구조가 상식과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 비현실적이고 비상식적인 것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며 1심보다 형이 줄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수로부터 투자를 받는 사업의 경우 그 투자금을 전액 사업에 사용하고 이후 발생하는 수익으로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게 통상적인데, 이 사업은 각종 수당 등 명목의 돈을 먼저 공제하고 나머지로 수익금을 배분하는 것으로 이례적인 모습이어서 충분히 의심할 만한 소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투자 피해자들은 법원에 배상신청을 함께 냈지만, 재판부는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형사 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