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김종국 김희철 김영희PD…예능스타와 PD들이 이제 한류 이끈다!
홍콩, 중국, 베트남에서 SBS‘런닝맨’을 촬영할 때 이광수를 연호하는 한류팬들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내 시청자가 놀랄 정도다. 개그맨 조세호가 대만을 찾아 SBS‘룸메이트’를 녹화했을 때 대만팬들의 환호는 국내 시청자의 그것보다 훨씬 뜨거웠다. 김영희 전 MBC PD에 대한 중국 제작사와 방송사의 프로그램 제작제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동안 한류하면 드라마와 K팝이 중심이었지만 이처럼 최근 들어서 한류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1990년대 중후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에 방송되면서 일기 시작한 한류는 드라마 중심으로 발전을 했고 2003년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면서 아시아 각국에 드라마 한류가 확산됐다. 드라마에 이어 아이돌그룹 중심의 K팝이 중국, 일본, 유럽, 남미 등 세계 각국에서 높은 관심을 끌면서 K팝 주도의 한류를 형성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드라마와 K팝 중심의 한류가 최근 들어서는 예능 중심의 한류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한때 한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예능 한류가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외국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예능 프로그램과 예능 포맷이 중국 등에 수출돼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예능 한류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중국 CCTV에 KBS ‘도전 골든벨’ 포맷을 판매한 이후 ‘미녀들의 수다’, ‘강호동의 천생연분’ ‘진실게임’ 등 한국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들이 중국, 베트남, 터키, 인도네시아 등 해외로 수출됐다. 이때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점차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외국인들이 많이 접하면서 예능 한류가 일기 시작했다.
최근 3~4년 사이에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한국 예능 프로그램 포맷이 본격적으로 수출되면서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고조되고 시작했다. 2011년 ‘나는 가수다’가 중국과 미국에 판매되고 ‘히든싱어’가 터키 등에 수출됐다. 또한 ‘슈퍼스타K’‘1박2일’ ‘우리 결혼 했어요’ ‘아빠! 어디가’ ‘런닝맨’등 예능 포맷과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 수출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예능 한류가 상승한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과 예능 포맷이 각국에 수출되며 예능 한류가 일면서 외국 방송사와의 공동제작도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는 공동제작이 많았는데 예능 프로그램은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공동 제작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의 CJ E&M과 중국 후베이 위성과 공동으로 제작하는 ‘사랑한다면’을 비롯해 코엔터테인먼트는 중국 CCTV와 ‘엄마의 밥상’ 제작하는 등 최근 들어 한중 공동제작 예능 프로그램이 크게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들도 앞다퉈 한국 제작사와 손잡고 오디션 프로그램 등 예능 프로그램을 공동제작하고 있다.
예능 포맷과 프로그램, 공동제작의 증가로 인해 국내 예능 스타들이 중국 프로그램에 진출하는 일도 급증하고 있다. 포맷과 프로그램 중심의 예능 한류가 이제 예능스타 해외진출 중심의 한류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런닝맨’의 이광수는 CJ E&M과 중국 후베이위성이 공동제작하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사랑한다면2’에 출연했고 최근 ‘무한도전’에 식스맨 후보로 출연했던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은 장쑤위성의 ‘우리 사랑하기로 했어요’에 출연해 예능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런닝맨’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종국을 비롯해 강타 장혁 조세호 등은 중국 CCTV ‘딩거룽둥챵’에 출연한 것을 비롯해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은 ‘일루상유니’, 이승현은 ‘출발파애정’, 닉쿤과 미쓰에이 지아는 ‘청춘연습생’ 등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예능 스타 한류 붐 조성에 일조하고 있다.
예능 스타 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로 인기를 얻은 한류스타들도 요즘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예능 한류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장서희와 추자현은 각각 ‘국색천향’ ‘명성도아가’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송승헌은 ‘성성적밀실’ 한채영은 중국판‘1박2일’ 등에 출연해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얻던 인기 못지 않은 관심을 끌었다. 해외에 직접 진출해 고정출연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민호 김수현 박신혜 처럼 중국을 방문해 일회성으로 출연해 폭발적인 관심을 유발시켜 예능과 예능스타 한류에 일조하고 있다.
김수현은 중국 쟝쑤위성TV 예능 ‘최강대뇌’ 1회의 출연료로 무려 5억 원을 받아 신선한 충격을 주는 등 예능스타들의 해외 프로그램 출연료도 치솟고 있다. 김수현과 이민호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몸값을 받고 있다. 한국에선 유재석 강호동 등이 회당 1000만원으로 예능프로그램 최고 출연료를 받고 있는데 이광수 김종국 등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스타들은 이보다 더 많은 출연료를 받고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능스타 중심 한류 못지않게 예능 스타PD들 역시 중국 등에 진출해 예능 한류를 발전시키고 있다. 최근 MBC에 사표를 내고 중국 진출을 선언한 김영희PD가 대표주자다. 김영희PD는 중국에 제작사를 조만간 설립할 계획으로 제작팀을 구성했다. 제작팀에는 ‘무한도전’ ‘나는 가수다’ ‘라디오 스타’ 등을 연출한 MBC 이병혁 PD, ‘무한도전’ ‘섹션TV 연예통신’의 김남호 PD, MBC 자회사 MBC플러스 출신 전세기 PD, ‘느낌표!’에서 김영희 PD와 함께 작업한 이준규 전 MBC PD출신 SM C&C PD, 중국판 ‘우리결혼했어요’ 제작에 관여한 황지훈PD가 참여한다. 또한 MBC의 이민호PD 역시 중국 진출을 위해 최근 방송사에 사표를 내고 중국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작업에 나섰다.
김영희PD는 “근래 들어 중국에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소개되고 한국 예능 포맷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이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예능 스타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프로그램과 포맷이 인기를 끌면 당연히 예능스타에 대한 관심도 고조돼 당분간 예능스타 한류를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쟁력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연출자들도 중국 방송사나 제작사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예능 스타와 연출자 중심의 한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위해서는 독창성과 다양성 그리고 해외에도 경쟁력을 지닌 한국 예능 포맷이 많이 개발돼야한다. 독창적인 예능 콘텐츠가 제작되고 중국과의 공동제작이 더욱 활성화되면 예능스타 중심의 한류는 더욱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