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 "IPO시장 자율성 확대ㆍ상장 운영정책 개선 필요"
코스닥시장 기업공개(IPO) 수요가 단기적으로는 증가하나 장기적으로는 저성장 기조로 인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기에는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본시장리뷰’ 간담회를 열고 ‘2012~2014년 코스닥시장 IPO침체의 원인분석과 시사점’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이번 논문은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집필했다.
코스닥 IPO시장은 2012~2014년 들어 1996년 시장 개설 이후 가장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IT버블 이후인 2003~2011년 사이 코스닥 IPO건수는 연평균 54건이었지만 2012~2014년에는 평균 28건으로 하락했다. 2012~2014년 IPO 수는 중국기업, 금융업, 기업인수목적(스팩) 등을 제외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코스닥 IPO시장 침체는 모험자본의 회수경로 위축으로 전체 모험자본 생태계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코스닥 IPO시장 침체의 원인은 중소기업의 성장기회가 감소한 탓으로 보인다. 2000년대 중후반 코스닥기업들의 상장 직후 매출액 성장률은 유사기업 대비 연평균 11.1%였으나 2011~2012년에는 연평균 -0.9%로 크게 하락했다. 이는 저성장시기로 접어들면서 투자 확대를 통한 성장 기회 활용 측면에서 기업들의 IPO 동기가 과거보다 약화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전반적인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투자자심리 위축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2년 이후 코스닥과 종합주가지수는 동반 정체하며 투자 심리를 하락시킨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거래소의 상장관련 요건 강화나 심사 강화 등 코스닥 시장운영정책이 IPO침체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3년 사이 상장기업의 매출액 성장률이 급감하고 투자기회지표가 악화되는 등 IPO수요 요인이 크게 악화된 것이 IPO 침체에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사료된다”며 “저성장기조에서 중소기업들의 성장기회 감소와 시장지표의 정체로 투자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 IPO침체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IPO수요가 일시적으로는 증가하나 지속적인 성장에는 제약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고령화로 인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유인 확대와 성장 유망기업의 자금 수요 확대, 코스닥시장의 활황 등의 요인으로 IPO수요는 일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그러나 저성장 기조로 인한 잠재 상장기업의 풀 감소와 기업 실적의 하락은 코스닥 IPO의 지속적인 성장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연구원은 IPO시장의 자율성을 확대해 IPO시장의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나 거래소가 중심이 아닌 주관사 등이 기업을 주도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거래소와 감독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투명한 상장 운용정책 하에서 주관사의 기업발굴 역량 및 유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장 운영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모험자본 생태계의 과정에서 기업의 성장단계별 자금조달 수단을 마련하고 시장 참여자들에 의해 IPO 대상기업이 발굴되는 여건 마련이 중요하다”며 “거래소와 감독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상장 심사 및 절차를 도입하고 IPO 기업의 발굴 및 가치를 평가하는 업무는 주관사가 담당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