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미국 금리 인상 앞두고 외화 자금 확보 차원
시중은행들이 미국의 금리 인상 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글로벌본드를 발행하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5개 은행이 총 44억달러를 발행했다. 다른 은행들도 글로벌본드 발행을 위해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는 등 발행 작업을 진행중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지난 12일 5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금리는 5년 미국채 금리에 0.725%p를 더한 수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계 5년물 중 최저 금리다.
고상필 자금부 팀장은 “5억 달러를 목표로 발행했는데, 90개 어카운트로 부터 13억 달러 규모의 주문이 접수됐다”며“기존에 차입했던 외화자금을 상환하고 내부적으로 외화대출 운용자금 재원을 확보하는 데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IBK기업은행, 신한은행은 지난 4월 각각 7억달러와 6억달러 규모의 만기 5년짜리 글로벌본드 발행했다. 기업은행의 펀드 가산금리는 최초 제시가격인 5년 미국채금리+0.90%p에서 15bp 하락한 0.75%p 수준으로 결정됐으며, 신한은행은 미국 5년 국채금리에 0.925%p를 더한 수준이다.
지난 1월에는 수출입은행이 한국기관 사상 최대규모인 22억5000만달러의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10억달러는 5년 만기로 미국채 금리에 0.9%p, 12억5000만달러는 10년 만기에 1.025%p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으로 발행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월 5.5년 만기로 3억50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3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던 NH농협은행도 최근 글로벌본드 발행을 앞두고 있다. 농협은행은 현재 발행시기 및 규모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현재 매각주간사 선정을 완료한 상태다.
은행들이 글로벌본드 발행에 나서고 있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6월 이전 외화자금을 미리 확보해 외화대출 상환이나 기업의 수출 지원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6월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금리가 오르기 전에 필요한 외화 자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며“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신흥국 전체적인 흐름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