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경단녀 채용 나섰지만 ... 실효성ㆍ역차별 '잡음'

입력 2015-05-0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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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에 호응하기 위해 '경력단절여성(경단녀)'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과 역차별을 두고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경력단절여성 33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역시 150명의 경단녀 채용공고를 내고 지원서를 접수받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비대면채널 확대로 인한 점포통폐합 등으로 신규채용 여건이 좋지 않다"면서도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신입행원 채용과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경단녀 채용은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해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단녀(시간제직군)들은 평균 4~5시간만 일한다. 급여 수준은 낮지만 정규직과 동등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사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하다.

그러나 정작 낙타바늘을 뚫고 은행에 들어간 경단녀들은 남몰래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금융 경력이 10년 이상 되는 베테랑들이지만 주어지는 일은 입출금 및 제신고 업무에 불과하다.

시간제 일자리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상사들은 회식을 강요한다. 수일간 지속되는 합숙에도 참석해야한다. '외부 사람' 취급하는 동료들의 눈총도 이겨내야한다.

합격 후 교육을 이수하고서도 원거리 점포에 배치되면 고민은 더 커진다. ~5시간 일을 하기 위해 2~3시간 출퇴근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파트타이머로써의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경단녀를 고용하는 기업들도 할 말은 있다. 경단녀들의 능력과 경력은 인정하지만 업무의 연속성을 감안하면 그들에게 쉽게 일을 맡길 수 없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은행업무는 특성사 영업마감 후 처리해야할 일이 많다. 시간제 경단녀들이 퇴근하고 나면 정규직 직원들이 그일을 대신한다. 간제 직원 배치시 전일제 텔러직군의 정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존 직원들의 업무량은 더욱 늘어난다. 악순환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근무 경력이 10년 이상이거나 대기업 관리직으로 근무했던 여성들이 단순한 업무만 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다른 분야에 활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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