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에 “가능하겠어요?”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7년 국민연금 개혁을 주도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여야의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에 대해 “낙제는 면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겠다고 합의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험료율 인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부정적인 입장도 내비쳤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협상에 대한 총평을 부탁받자 “조심스럽고, 평가를 당장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처음에 정부와 새누리당이 내놓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구조개혁 부분은 사실상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수개혁을 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공무원연금의 특수성은 그대로 남은 것”이라며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가 계속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개혁안이 공무원연금의 적자 보전에도 극적인 효과를 내지는 못하리라는 점도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애초 이번 개혁이 시작된 것은 공무원 연금 적자에 대한 국민여론 악화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 정도의 개혁으로 매년 발표되는 적자 보전분 액수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 정도라면 매년 개혁을 하자는 얘기가 또 나오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유 전 장관은 그러면서도 “다만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고, 개혁을 아예 안한 것보다 나으니 100점 만점 중 60~70점을 줄 수 있다”며 “100점이 아니라고 낙제를 다 시킬 수는 없다. 낙제점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린다는 것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소득대체율을 저렇게 올리려면 정부 주장대로 두 배까지는 아니더라도 보험료율을 지금(현행 9%)보다 4~5% 포인트는 인상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지금 보험료율을 올릴 수 있겠나. 만약 올린다면 민간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재정절감분 중 20%를 국민연금에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 발표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지금 (많은 국민에게) 알려진 대로 절감분을 국민연금 기금으로 직접 활용하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어차피 국민연금 기금으로 직접 출연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불가능한데다, 공무원연금 규모와 국민연금 규모를 비교했을 때 20%를 돌린다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월권'이라며 반발한 것을 두고는 “어떻게 보면 공적연금 강화는 구체적 법안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여야의 정치적 합의 정도로 볼 수 있다”며 “재정절감분을 어떻게 활용할지, 소득대체율을 어떤 방식으로 올릴지는 충분히 더 논의할 수 있다. 정색하고 비판할 일은 아니지 않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결국 이번에도 연금개혁의 동력이 됐던 것은 국민의 여론”이라면서 “이번 개혁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끝난 후 더 많은 토론을 거쳐 자연스레 이후 개혁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