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근원 CPI, 전년비 2.2% 상승…소비세 인상 영향 제외하면 0.2%로 BOJ 목표에는 못 미쳐
일본이 1년 만에 디플레이션의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일본의 지난 3월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전월의 2.0%와 같을 것이라던 시장 전망을 웃도는 것이다. 또 근원 CPI 상승률은 소비세 인상 영향을 제외하면 0.2%로 거의 1년 만에 ‘제로(0)’ 이하 수준에서 벗어났다.
지난 3월 전체 CPI는 전년보다 2.3% 올라 역시 전문가 예상치 2.2%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3.4%로 전문가 예상치 3.5%를 소폭 밑돌았다.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일본은행(BOJ) 목표인 2%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그러나 1년 만에 반등하면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희망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고용시장이 안정적이어서 임금상승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BOJ가 현재 최우선순위로 삼는 인플레이션 정상 수준 회복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BOJ는 전날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을 억제했다. 고용과 임금이 회복세로 접어들어 물가상승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BOJ는 내년 하반기 쯤에 물가상승률 2% 목표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신케 요시키 다이이치생명 리서치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를 제외한 다른 품목 가격이 뚜렷하게 오르지는 않아 올 하반기 물가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BOJ의 시나리오에 의문을 던진다”며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BOJ가 오는 10월 추가 부양책을 시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가계지출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 총무성의 집계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지난 3월 소비지출은 가구당 31만7579엔(약 287만원)으로 인플레이션 영향을 제외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줄었다.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에 앞서 소비가 급증했던 영향이다. 다만 가계지출은 시장 전망인 11.8% 감소보다는 감소폭이 작았다. 가계지출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