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로벌 기업, 달러 강세로 21조원 손해…“생각보다 훨씬 큰 문제”
세계적인 IT 기업 애플도 달러 강세의 희생양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이 달러 강세 여파로 200억 달러(약 21조원) 증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인텔, 골드만삭스가 올린 매출액을 웃돈 수치. FT는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애플도 달러 강세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27일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애플 역시 달러 강세 때문에 이번 분기 매출액에서 20억 달러(약 2조1000억원) 이상을 손해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했던 제너럴모터스(GM), 아마존, 존슨앤존슨 등 여러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매출을 달러화로 환산했을 때 10억 달러 이상 손해를 본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것이란 얘기다.
S&P 500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71%가 달러 여파로 매출액이 감소했고, 55%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지 못했다.
댄 그린호스 BTIG 전략가는 “그동안 외형 성장을 이뤘던 기업들이 예상치 못했던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달러 강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문제”라고 언급했다.
FT는 IT기업들이 달러 강세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더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통화 변동성에 민감하다는 게 이유다.
다만,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시장 참가자들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지난주 S&P 500지수가 2117.69까지 급등하고, 나스닥지수 역시 15년 만에 2만선을 돌파한 것은 시장 거래가 활발하다는 의미란 설명이다. 이에 그린호스 전략가는 “기업들의 실적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